오유에 접한 지 꽤 되었지만 정작 이 싸이트에 들어온 것은 2주쯤 되었나봅니다. 그러다가 리플이 고착화된 유머의 틀을 벗어난 지식을 접하면서 유머보다는 틈나는 대로 지식에 접하게 되었습니다. 일상의 틀에 너무나 깊이 스며든 자신을 일시나마 건져내어 가벼운 마음으로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고 깜짝 놀래키는 총기 있는 리플을 읽으며 온라인이라는 보호막 뒤에 숨어 점차로 유치해져보는 재미를 느끼는 것도 참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공간은 어느 누구의 개인 싸이트가 아니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 자연스러이 형성된 하나의 문화일 것입니다. 이 공간이 대졸방 중졸방 혹은 아저씨방 초딩방 등으로 구분이 되어있지 않은 다음에야 그 다양성은 인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즉, 초등학생이 올린 글에는 고딩이 보기엔 유치할 수도 있지만 초등학생은 심각하고도 심혈을 기울였을 것이고 아저씨가 보기에는 귀엽게 보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웃음의 기준도 수직으로 세울 수 있는 것이 아닌지라 우리는 모든 글들에 대하여 모두가 웃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다양성의 인정 때문에 다음 글에 다시 클릭을 해왔던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 웃음의 공간은 우선적으로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 본인의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문화나 코드를 강요치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만의 코드에 맞추어 지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요 이 웃음의 장에서 불화를 일으키는 근원이 될 뿐인 것입니다.
국가마다 유머의 방향이 다르거니와 하물며 수많은 개인이야 어떻겠습니까. 이러한 문화적 차이와 다양성에 대한 인정은 세상을 사는 지혜요 앞으로 여기 많은 사람들이 결혼해서 살아갈 때 철칙으로 삼아야할 행복의 조건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보아도 심히 유치하고 저질스럽고 의미 없는 글들이 도배를 하여도 그를 개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수준에서 용인되어야 하는가.. 그것은 아닐 것입니다. 국가에 다양한 종교가 있으나 전체의 질서를 해치는 종교는 법적인 제제를 받습니다. 우선 그것이 운영자의 몫이요 두 번째로는 여론의 몫입니다.
다만 그러한 여론의 방향을 제공함에 있어서 우리는 자극적이고 공격적이며 저질적이고 욕설 적인 언어의 선택은 피해야할 것입니다. “이렇게 합시다”처럼 의견을 제시하는 것과 달리 자신의 기준으로 비추어 재미가 있지 아니한 것은 ‘글쓴이의 착각’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한마디로 피곤한 교만에 지나지 않을 따름일 것입니다.
다른 싸이트와의 차별 또한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만약 개개인이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 하여 비난일색으로 글을 올린다면 누가 감히 글을 올릴 수가 있겠습니까. 함께 하면 참여하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코드에 맞는 곳으로 가야할 것입니다.
세 번째로는 호응입니다. 자신의 글에 대하여 호응이 없고 비판이 잦아지면 고개를 숙이게 될 터이고 호응이 많아지면 즐거운 마음으로 즐거운 글을 다시 올릴 것입니다.
우리가 이 공간을 가꾸어 감에 있어서 최소한의 질서는 우선 상대를 인정하는 것이요 비판은 교양을 잃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져야만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