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보다는 새벽에 가까운 이 시간에
글들을 훑어본다.
누가 쓴글이든 좋다. 무슨 내용이든 좋다.
사람사는 이야기가 있으면 그걸로 좋다.
한낮에는 일에 치여서, 사는게 바빠서 격정적으로 살아가다가
슬슬 기온이 내려가면 이마의 열기도 조금은 가라 앉는 듯 하다.
TV소리를 친구삼아 저녁을 먹고 누워서 책을 조금 보다가
깜빡 잠들었다 깨어나면 그제야 사람사는 이야기가 고파진다.
해뜨기 전의 적막한 시간, 남들이 써 놓은 글을 보며 허기를 달랜다.
그래 오늘 하루는 어땠니?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았구나? 즐거웠겠다.
회사에서 사람들이랑 싸웠다구?
애인이랑 헤어졌어?
괜찮아. 괜찮아.
닿지 않을지라도, 자기위안 일지라도 마음이나마 쓰다듬어 준다.
하루의 시작이자 끝. 그 어스름한 중간에서
누구에게 보내는지 모르는 애매한 위로를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