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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13일째인 28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 선착장 제단에 학생들이 좋아하는 피자, 치킨, 음료수 등 간식이 놓여 있다. 진도/ 김봉규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
스님이 마련한 ‘아이들의 밥상’
스님이 차린 제단에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하나둘씩 음식을 올려놓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함께 먹으라는 듯 누구는 피자 두 판을, 다른 누군가는 치킨 두 마리를 올렸다. 아이들이 즐겨먹는 맛밤과 탄산음료 등도 놓였다. 비가 내리는 제단 위로 하얀 쌀밥도 한 그릇 차려졌다. 28일 불일(52) 스님이 기도를 드리는 진도 팽목항 선착장 제단은 ‘아이들의 밥상’으로 변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100일 기도’를 위해 17일 팽목항을 찾았다는 스님은 “원래는 그저 기도를 올리기 위한 제단이었는데, 실종자 가족들이 하나둘씩 음식을 차려놓기 시작했다.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희생된 아이들을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난다”고 했다. 그는 하루에 5차례씩 목탁을 두드리며 염불을 왼다. 꼬박 10시간이 걸린다. 단원고 학생의 한 아버지는 “우리 아이가 피자를 참 좋아했는데”라며 제단에서 한참 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진도/송호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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