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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가 스탈린보다 낫다고?
게시물ID : sisa_2179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명논객
추천 : 3
조회수 : 431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2/08/03 13:44:10


자칭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애국보수' 여러분.


박정희와 스탈린을 비교하면 당신들을 심각하게 빡치더군요.


'위대한 지도자' 박정희와 '희대의 살인마' 스탈린을 어떻게 동일선상에 두느냐고 말입니다.


어떻게 동일 선상에 두는지 말씀드리지요.


1. 박정희와 스탈린의 업적


기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포털 조금만 뒤져도 박정희와 스탈린의 경제성장 업적이 드러나니까 말입니다.

경제성장률은 스탈린이 훨씬 앞섭니다.


2. 집권 방식


둘 다 독재입니다. '조국 근대화'를 위하여 모든 가치체계를 '근대화'로 종속시키고 자신이 그 위에 군림하였지요. 체제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불만표출을 하는 분자들에 대하여 무자비한 탄압을 벌인 것도 똑같습니다. 스탈린은 '반혁명분자', 박정희는 '빨갱이'라는 딱지를 씌웠지요. 또한 '국가 안보'를 외치며 그러한 탄압을 정당화했던 것도 사실이지요. 스탈린은 내부 불만분자들을 종종 '파시스트의 간첩' 따위로 말하기도 했고, 이러한 현상은 우리네의 '종북주의자'라느니 '북괴의 간첩'이라느니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지요.


3. 박정희는 성공했고, 스탈린은 실패했다?


이 쯤 되면 박정희는 성공했으므로 위인이다! 라는 주장이 나올 법하죠. 박정희와 스탈린을 동일선상에 두고 비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박정희와 스탈린을 비교하는 데에 주효한 것은 '과정론'입니다. 그런데 박정희가 성공했으므로 위인이라는 주장은 '결과론'에 치우친 판단이며 더불어 결과가 과정을 정당화해준다는 논리,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해준다는 졸렬한 논리를 탄생시키죠. 결과가 어떻든 그 과정이 불합리하다면 비판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당신들은 결과만을 놓고 박정희를 위인이라 치켜세우더군요.


4. 경제발전이 있어야 민주화가 된다? "민주주의"는 배부른 소리다? 독재는 필요악이다?


독재자들이 언제나 내걸었던 슬로건이 바로 '경제발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독재자의 추종자들이 항상 내놓은 논리가 경제발전 후 민주화였지요. 그러나 실상은 경제발전 후 민주화가 아니라 오히려 독재체제의 강화였습니다. '경제발전'이라는 슬로건이 곧 민주화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거니와, 그것이 독재를 정당화시켜줄 수도 없죠.  물론, 민주주의에 있어 물질적 토대가 필요하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첫 째, 민주주의는 누군가에 의해 '하사'되는 가치가 아니라는 점, 둘 째,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은 '인간다운 권리'를 되찾기 위한 싸움이라는 점에서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투쟁은 비록 그 물적 토대가 열악하다 하더라도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따라서 '민주주의 배부른 소리'라는 주장은 헛소리에 불과합니다. 그야말로 초엘리트주의자에 불과한 것이지요. 또한, "경제발전이 있어야 민주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라는 주장은 곧 북한에도 적용가능합니다. 당신들은 즉각적인 북한의 민주화를 말하지만 그들 역시 물적 토대가 열악합니다. 따라서 물적 토대를 생성하기 위한 지원이 선행되어야 민주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텐데 당신들은 "물적 토대가 있어야 민주화가 된다"라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북한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민주화"를 요구합니다. 심각한 이중잣대입니다. 이게 당신들이 말하는 '민주주의'인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독재는 필요악이 될 수 없습니다. 언뜻 독재가 경제발전에 효율적인 듯 보이나, 인간 살아가는 곳에 경제만 있는 것이 아니지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도리어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한 독재에 대해 '필요악'이라며 소극적으로나마 긍정하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만약 그렇게라도 인정하고 싶다면 내-외부적 상황을 고려하여 전 세계 독재자들의 행보에 대해서도 소극적인 긍정을 해야 할텐데, 그런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군요. 제가 생각하기에 오히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면, 독재에 맞서 최전방에서 투쟁해야 할테지만 그런 '수호자'들은 오히려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했던 사람들을 '북괴의 간첩', '빨갱이' 따위로 매도하고 '국가 안보' 운운하면서 정당화하더군요. '자유민주주의' 체제인 '국가'를 지키기 위해 '빨갱이'를 '탄압해도 된다'? 자유민주주의라는 '국가 체제' 수호를 위해 내부 국민들에게 '총단결'을 호소하고 탄압을 정당화하면 그건 더이상 '민주주의'라고 불릴 수가 없는 것이지요. 전체주의에 다름 아닙니다. 


6.25 전쟁에서는 '자유민주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숭고한 애국 열사들에 대해 묵념하면서, 박정희 앞에서는 '민주화는 경제발전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 당신들이 진정한 민주주의자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제가 보기엔 가식덩어리로 밖엔 보이지 않습니다. 


여담으로 진정한 '자유'라고 하는 것은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단지 조건 반사만이 허용된 것이라면, 그건 자유가 아니라 노예 상태이죠. 예를 들어 "그가 빨갱이였다니, 난 그가 매우 나쁜 놈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류의 말들은 '생각'이 아니라 '조건 반사', 즉 '훈련'된 것에 가깝죠. 이러한 것만을 허용하는 체제가 바로 '독재'이며, 이러한 상황을 긍정하는 사람들은 진정 '노예적' 상황에 놓여있다고 보여집니다.


두서 없이 글썻네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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