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해외순방
이명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 도중 연일 “경제위기가 심상찮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에서의 주요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에 이어 남미를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은 가는 곳마다 뉘앙스가 심상찮은 표현들을 구사한다.
외신회견이나, 동포리셉션 인사말이나, 기자간담회나 하나같다. 위기극복의 의지는 여전히 강조되지만 상황 진단 자체는 극도의 긴장감이 느껴질 정도다. 이 대통령은 18일 서울에서 한승수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국무회의를 브라질에서 화상으로 연결해 직접 경제 상황을 챙겼다. 비상시국 운영이 일상화될 듯할 조짐이다.
이 대통령은 17일 오후(현지시간) KOTRA 상파울루지사에서 화상연결을 통해 한 총리의 보고를 받고,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시급한 법안에 대해선 조만간 대통령이 결재한 문서를 외교행낭을 통해 긴급 송달키로 했다. 상파울루 동포리셉션에서 이 대통령은 “내년에 미국, 유럽, 일본의 3대축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 우리도 실물경제에 절대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진국, 신흥국, 후진국 할 것 없이 모두 고리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보도된 페루 주요 일간지 ‘엘 코레오’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이번 경제위기로 주로 수출에 의존하는 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미국 워싱턴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국은 어떻든 ‘플러스 성장’을 할 것이지만 갈수록 암울하다”며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3.5% 성장률 전망치를 조금 있으면 3% 아래로 낮춰 발표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이 예전보다 심각한 진단을 내놓은 데 대해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G20 회의 과정에서 문제를 더 심각하고 깊게 인식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각국 정상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이 대통령이 “당초 생각보다 더 심각하게 봐야 함을 새삼 느낀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G20 회의에서는 “인류 문명사의 최대 위기”라는 진단이 나왔고, 이 대통령도 공감을 표했다.
연내 추가로 획기적 경제대책을 구상 중인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당장 모종의 대책을 염두에 뒀다기보다는 실물경제 침체의 상흔이 예상보다 더 깊고, 시간이 오래 걸릴 가능성이 높아 대통령이 더 비상한 각오를 밝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비상한 만큼 국내에서 통합이 이뤄져야 하는데 정치권이나 경제 주체의 분열이 우려된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이 17일 라디오 연설에서 “지금은 성장전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력을 다해 우리가 기대하는 목표를 이루는 게 중요한 때”라며 “여와 야, 노와 사, 보수와 진보의 구별 없이 불이 났을 때는 하던 싸움도 멈추고 모두 함께 물을 퍼 날라야 한다”고 호소한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워싱턴특파원간담회에서 “목표를 3~4% 성장하는 데 두고 싶다. 내수를 진작하고 여야가 힘을 합치면 1% 정도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상파울루 = 김상협기자
[email protected] ================================================================================================
기사 내용을 그대로 읽는 순간 좌절이 쓰나미로 밀려온다.
일국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내부에서 그 전부터 어려움이 찾아온다고 했을 때는 걱정없다고 콧방귀 끼더니 외국 나가서 외국 것들의 이야기를 듣고선 심각해 하는 꼴이라니...(그것도 이미 물을 다 쏟아놓은 상태에서... 그렇게 우리의 말들은 우습게 들리고 서양 것들의 말은 고귀하게 들리더냐??)
그리고 "이 대통령 표현대로 “밖에서 세계의 눈으로 돌아보니 어려움의 실체를 더 확실히 알게 됐다”는 뜻이다." 라는 것은 대통령 자질이 어떠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생각되는데...
아~~
주말에 마트가서 라면이나 마니 사다놔야 겠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