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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놀줄 안다
게시물ID : wedlock_21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플레인두유
추천 : 18
조회수 : 75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6/01 16: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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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누구보다도 술자리 좋아한다. 당신처럼 이유와 핑계를 만들려면 끝도 없다. 어림잡아도 한달에 여덟번 정도 친구들, 회사사람들 만나서 술마시고 늦게 들어오고. 당신친구들과 당신 나쁜짓 안하고 술만 먹는거 안다. 그리고 당신도 열심히 일하니 쉴땐 쉬고 싶겠지 해서 여태 나 아무말도 안해왔다. 어머님부터 해서 남자들 노는데 와이프들이 너무 잡들이하면 안된다고 누누히 말씀해오셨고 나부터도 노는거 좋아하는 사람이니 못가게 한적 한번도 없다. 

근데 이게 반복이 되니 나도 짜증이 나려고 한다. 나도 집에서 노는거 아니다. 하루내내 집안일 하고 어린이집에서 아이 데리고 와서 낮잠재우고 (요즘은 안자고 밤까지 에너자이저다)..
당신 운동 한대서 체력 축날까봐 손가는 음식도 애 낮잠자는 틈에 내내 싱크대 붙잡고 만들어내서 차려줘도 당신은 후다닥 먹고 또 누워서 폰게임에 티비. 

나도 게임 하는거 좋아하고 애랑 노는거 늘 즐겁지만은 않다. 나도 힘들고 애가 마냥 좋지 않다. 그래서 당신이 있는 시간만이라도 당신이 애랑 놀게 상황 만들어주고 나는 그 틈에 누워서 핸드폰도 좀 하고 당신이 먹고 난 그릇 설거지도 맘편하게 하고 그러고 싶다. 금방 애 자는 시간 되면 나는 또 애 재우러 가서 애 수발 들어야하니까. 
당신이 친구나 회사사람 만나 술마시고 늦게 오는날은 내 저녁은 온통 아이다. 아이 원하는 티비 방송 찾기. 아이랑 퍼즐 맞추기. 아이가 놀았던 블럭 정리하기. 아이 밥 차리고 먹이기 등등
 
당신은 취미생활도 더 하고 싶어하고 친구랑 술자리도 계속 지금과 같은 빈도로 갖고 싶어하고. 또 당신 가뭄에 콩나듯 쉬는 날엔 몸 축나니 또 쉬어야 하고. 

그럼 난 언제 쉬니.  

당신 전화 받고 오늘은 정말 진심 짜증이 나서 낮잠 안자는 애한테 말할수 없는 분노가 차올라 기분 삭힌다고 베란다에 한참 있다 왔다.  

육아는 공동이라는 말은 정말 꿈에서나 있는 말인가보다.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라는 말에 아빠라고 대답하지 않는다고 섭섭해마라..애도 아는걸 왜 너만 모르니. 

후우..분노에 차올라 주절주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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