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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겨울이야기.
게시물ID : humorbest_2181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붕어싸이코♡
추천 : 51
조회수 : 1115회
댓글수 : 1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8/11/21 18:02:07
원본글 작성시간 : 2008/11/20 20:45:56
' 00씨는 소원이 머에요?'

' 왜요?'

' 그냥요.'

' .....'

' 제 소원이 뭔줄 아세요? 제 소원은요.

  이번 크리스마스때 00씨와 같이 보내는거에요.

  그게 제 소원이에요.'

 

내가 우리 신랑에게 처음 들었던 데이트 신청이다.

벌써 몇년이 흘렀지만 글씨 하나 틀리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

나와 첫 데이트를 하기 위해.

약속시간은 10시.

내 신랑은 나와 첫 데이트를 하기 위해.

아침 6시에 일어나 깨끗이 씻었고.

7시에 부대에서 나와 옷을 사러 서울까지 갔었고.

약속시간을 맞추기 위해 아침도 먹지 못하고 안양으로 왔었다.

미처 생각지 못한 옷 꾸러미를 데이트 내내 들고 다녔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편지지2장에 빽빽히 써내려간 편지.

그리고 절대 내 취향이 아닌 장갑.

지금은 그 편지도 그 장갑도 없다. 

하지만 그때 그 행복함은 아직도 내 가슴속에 있다.

 
연애시절에.

집에 가던 도중 내가 체해서 버스에서 내려 전화를 했다.

막차에서 내려버려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였다.

체해서 버스에서 내렸다는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엄마에게 전화해서 택시를 타고 집에갔었다.

한참 후에 들었다.

차가 없는 우리 신랑이.

한밤중에 고참에게 전화를 해서.

내 여자친구가 아프다고 여자친구 데리러 가자고.

여자친구가 아프다고.

계속 그 말만 되풀이 하더란다.

듣고 있는 사람 마음이 아파서 12시가 훨씬 지났음에도 

차에 시동을 걸수밖에 없었다고..

 

첫눈이 오던날.

부대앞으로 와달라는 전화를 받고 간적이 있었다.

약속시간이 1시였음에도 신랑은 나오지 않았고.

난 화가 머리꼭대기 까지 나서 오기로 6시반까지 기다렸다.

7시가 다되서 나를 만나러 온 신랑을 보고 

신나게 화를 내고 집에 돌와온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주였나..

태풍 저리가라 할정도의 눈보라가 휘몰아친날이 있었다.

워낙에 눈을 싫어 해서 꿈쩍을 안하고 집에만 있다가.

8시가 넘어서 만화책을 빌리러 가는데.

우리 신랑이 집앞에 있었다.

그 많은 눈을 다 맞으면서..

그 거센 바람을 다 맞으면서..

너무 놀라서 아무말도 못하고 서 있는데.

우리 신랑이 다 얼어서 퍼래진 얼굴로 나한테 말했었다.

그때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용인까지 막차가 9시까지라서 그때 신랑은.

나에게 미안하단 말만 하고 막차를 타고 집에 갔었다.

 

난 우리 신랑을 겨울에 만났다.

아주 추운 겨울 우리는 만났고.

아주 추운 겨울 우리는 사랑을 했고.

아주 추운 겨울 우리는 부부가 되었다.

 

그렇게 나에게 많은 선물을 주었던 계절.

겨울이 다시.

우리 부부앞에 나타났다.










갑자기 추워져 버리니 옛 추억이 새록 새록 생각 나네요^^

즐거운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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