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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미군에 이번엔 軍警에…왜 또 쫓겨나야 합니까”
게시물ID : sisa_218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법천지
추천 : 6/2
조회수 : 306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06/05/15 00:21:51
[경향신문   2006-05-14 19:09:37] 
 
“돈? 필요없어. 이 나이에 무슨 욕심이 있겠어. 그냥 고향서 농사짓고 살다가 죽고 싶을 뿐이야.” ‘평택집회’가 예정된 14일 오전 6시쯤 경기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평화공원. 한 명, 두 명씩 모이던 마을 주민이 동이 틀 무렵엔 20여명으로 늘었다.
대추리에는 100여가구가 남아 미군기지 확장 반대 운동을 벌이며 이주를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국책사업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고,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해 ‘평택 사태’를 합리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생 이곳을 떠나지 않았다는 김인순 할머니(72)는 “처음에는 일본군이, 두번째는 미군이, 그리고 이번에는 우리 국군과 경찰이 우리를 내쫓으려 하고 있다”며 “비상시국도 아닌 지금 도대체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말했다. 김할머니는 “두번째 쫓겨날 때는 친정 올케가 미군에게 성폭행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며 “이 땅은 한이 맺혀 못 나간다, 죽어도 여기서 죽을 것”이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황필순 할머니(66)는 “철조망이 쳐진 저 곳은 6·25 때 미군에 의해 쫓겨난 뒤 천막에서 생활하며 맨손으로 피땀 흘려 개간해 만든 옥답”이라면서 “3남매 대학 다 보낸 내 수족 같은 땅을 두고 어디로 가란 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석경 할아버지(78)는 “이 땅에 공장이나 다른 시설을 지어 경제에 보탬이 된다면 기꺼이 땅을 내놓겠지만 미군을 위해서라면 단 한 평도 내 줄 수 없다. 억만금을 준대도 못 나간다”고 말했다. 김할아버지는 “군인이 손가락 높이만큼 자란 금쪽 같은 벼를 마구 짓밟고 다니는 것을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 보상 문제에 대해 김월순 할머니(69)는 “지금 대추리에 남은 사람 대부분이 나처럼 집 한 채 달랑 있는 사람들로, 보상금을 다 합쳐봐야 2천만~3천만원”이라며 “보상금이 억대가 되는 사람은 몇몇 사람에 불과하다. ‘억만장자 설’은 말도 안된다”며 혀를 내둘렀다. 팔순 노모를 모시고 산다는 민경대씨(69)는 “평생 농사만 짓고 살아왔는데 이제와서 집 뺏기고 땅 뺏기고 고향 떠나 어디가서 뭘하고 살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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