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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급적 꾸준히 쓰려고 노력하는 짧은 글쓰기(13)
게시물ID : readers_218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18
추천 : 3
조회수 : 33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9/25 00:54:43
연속 게시물 죄송합니다. (- -)(_ _)


* "우리 넷은 하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무슨 내용인가?

난 '신문'이라고 이름 붙은 것들을 보지 않는다.
내가 지금까지 겪어온 인생을 바탕으로 생각해봤을 때, 신문이란 건 특정 정치색이나 특정 기업을 옹호하는 데에 편향된 종이 쪼가리일 뿐이다.
물론 그게 잘 탄다는 점은 참 마음에 든다.
다른 의미로 인터넷 신문의 댓글란도 활활 잘 타오르지.

그렇다보니 나는 어떤 놈이 나쁘다고 서로 짖어대는 골치아픈 신문보다 내가 관심있어하는 분야의 블로그나 웹진을 즐겨 읽는 편이다.
트위터 역시 RSS 대신 사용하고 있다.
내가 주로 팔로우하는 것은 전기전자, IT 분야의 글들이다.

새로 나온 휴대전화의 카메라 성능이 어떻다든가, 저 노트북은 허리가 뒤로 90도 접힌다든가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방면의 새로운 지식과 기술동향을 습득하는 건 즐거운 일이다.
가끔 너무나도 가지고 싶은 물건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 물건에 대한 구매욕구는 내 카드 한도가 잘 제어해준다.

오늘도 역시 마우스의 휠을 돌리며 대강의 기사를 훑어봤다.
역시 휴대전화, 새로운 CPU 아키텍쳐, 노트북, 드론 기타 등등.

그 중에 딱 하나.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 글귀가 있었다.

'우리 넷은 하나.'

기술관련 기사들의 제목은 기사의 대상을 의인화하여 부르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건 다년간의 경험에 의해 얻게 된 지식이다.

그런데 그 제목은 마치 뭔가 살아있는 것에 대해 다루는 것처럼 쓰여 있었다.
'우리'라는 개체를 인식한다는 것은 자아가 있다는 말 아닌가?

나는 기사의 링크를 클릭했다.

'우리 넷은 하나.'

'이제 전쟁은 더 이상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내셔널 코어텍사가 개발한 신개념 무인기가 그 주인공입니다.'
'언뜻 강철로 만든 강아지처럼 보이는 이 네 친구들은 과거에 공개된 전투용 무인기인 '워독'과도 닮았습니다.'
'워독이 공개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엉성한 움직임과 우스꽝스러운 외형에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유튜브에서는 워독의 움직임을 따라하는 영상이 큰 인기를 모으기도 했었죠. 그 당시 워독은 단순히 무기나 짐을 운반하는 임무만 수행하도록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운드'라는 이름을 가진 4개의 작은 로봇들은 워독보다 훨씬 발전된 성능과 임무 수행능력을 보여줍니다.'
'하운드들은 반경 15킬로미터 안에서 최대 8대까지 참가할 수 있는 소형 전투 네트워크를 운용합니다. 그리고 각자 습득한 정보를 네트워크에 속한 다른 하운드들에게 전송합니다.'
'사람으로 치자면 자기의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여과없이 전달된다는 뜻이지요.'
'이것은 과거 미군이 운용한 전장 정보 공유체계와 유사합니다. 한 가지 다른 것이 있다면 하운드들은 전술적인 목표로 습득한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이죠.'
'하운드는 배터리로 구동되는데, 시속 40킬로미터의 속도로 1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배터리의 무게를 제외하고도 35킬로그램 정도의 무장을 장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일반적인 보병용 소총 및 경기관총, 유탄발사기를 운용하기에 충분한 무게입니다.'
'내셔널 코어텍의 기술주임인 로버트 레드포드씨는 하운드가 야전 상황 및 대 테러 상황에서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로봇이 사람을 죽이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며 두려워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스티븐 호킹 박사와 전 세계의 석학들은 킬러로봇의 등장에 큰 우려를 표했습니다.'
'현재 내셔널 코어텍 사는 개발을 마무리하는 단계이며 전 세계의 군경을 상대로 판촉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사실 네트워크로 정보를 공유, 병렬화하여 그걸 기반으로 다수의 개체가 유기적으로 행동한다는 개념은 그리 독특한 개념이 아니다.
기사에서 소개했다시피 전략적인 의미로 전장 정보 공유 시스템이 운용된 적도 있다.
가장 주목할 점은 지난 전쟁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통합한 뒤 실질적으로 행동하는 주체가 사람이었다면, 이제 로봇으로 바뀐 셈이다.

음...
난 이 무기가 전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치는 않는다.
생각보다 인간이 아닌 존재가 전쟁을 하는 데에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외계인을 고문하네 마네 하는 어마어마한 기술이 존재하는 지금이지만, 실질적으로 전쟁의 주역이 인간에서 로봇으로 넘어가기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기사에서 강조하는 스펙도 제원을 바탕으로 산정한 최대 스펙임이 틀림없다.
어쩌면 흔히들 얘기하는 '뻥스펙'일 수도 있겠지.

차라리 저 정보공유 기술을 로봇 청소기에 적용하면 어떨까?
로봇청소기 네 대가 킬러 로봇과 같은 민첩한 움직임으로 각자 구역을 맡아 청소를 하는 거다.
넌 안방을 맡아, 나는 소파 밑을 처리하지. 여기엔 물이 엎질러져 있어! 같은 식으로 말야.
그리고 혼자서 처리하기 힘든 큰 쓰레기는 여럿이서 힘을 모아서 처리하는 거지.
단차가 있는 곳이라면 한 놈이 발판이 되어서...

나는 오래 생각하면 할수록 원래의 주제에서 벗어나는 경향이 있다.
킬러로봇에서 시작된 생각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로봇청소기까지 옮겨왔으니...

오늘은 이만하고 자야겠다.

나는 인터넷 브라우저의 종료 버튼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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