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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급적 꾸준히 쓰려고 노력하는 짧은 글쓰기(15)
게시물ID : readers_219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18
추천 : 6
조회수 : 28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9/29 22:35:53
* 'ㅅ'으로 시작하는 다음 네 단어로 이야기를 만들어 보아라.
석고상, 식욕, 상실, 수감

고태석의 별명은 '석고상'이었다.
석고상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새하얀 피부?
변하지 않는 표정?
깨지기 쉬운 성질?
자, 그럼 이제 그에 대해서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겠다.
그는 살인혐의로 무기징역을 구형받고 수감 중인 중범죄자다.
이제 질문에 답해보자.
고태석의 별명은 왜 석고상일까?

석고상이란 별명은 줄임말이다. 엄밀히 따지면 매스컴에서 그에게 붙여준 별명은 '석고상 살인마'다.
그가 대단히 많은 살인을 저질러온 것은 아니다.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을 골라 단 세 건. '살인마'라는 수식어가 붙기에는 종전의 살인마들에 비해 조금 적은 수치다.
그럼에도 그의 범행에는 악마같은 면이 있었다.

솜씨 좋은 예술가였던 그는 새로운 창작의 소재를 찾고 싶었다.
그는 단 한 번도 자신의 작품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예술 계통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에 근본적인 상실이 있다고 답했다.
그것이 어떤 것이냐는 기자나 인터뷰어들의 질문에는 답을 아꼈다.

첫 희생자였던 그의 제자, 윤수경의 행적을 추적하던 경찰은 결국 그녀의 실종이 고태석과 관련되었다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성남시 외곽의 조용한 펜션에 마련된 고태석의 별장을 습격한 경찰은 그가 윤수경만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윤수경뿐 아니라 다른 두 여인을 포함해, 총 세 구의 시체와 함께 펜션의 거실에 앉아있었다.

평상시 고태석은 삶에 대한 애착이 없기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고태석을 쳐다만 봐도 식욕이 떨어질 것 같다는 게 그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평가였다.
그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도의 음식만을 섭취했고, 당연히 앙상한 뼈만 불거져 보일 정도로 말라 있었다.
경찰이 거실 문을 박차고 들어갔을 때, 고태석은 전에 없는 생기있는 표정으로 게걸스럽게 플라스틱 접시에 담긴 인스턴트 볶음밥을 먹고 있었다.
그리고 이미 그의 옆에는 두어 개의 플라스틱 포장이 떨어져 있었다.
그 때 그의 얼굴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생에 대한 완벽한 집착, 그리고  살아갈 이유를 되찾았다는 데 대한 희열 뿐이었다.

그리고 순수한 열의와 광기로 가득찬 그의 눈이 향한 곳에는, 붉은색으로 칠해진 하복부부터 허벅지까지의 여성의 신체가 묘사된 석고상이 있었다.

고태석은 그것을 보며, 생애 두 번 다시 없을 폭식을 하고 있었다.

그가 별다른 반항없이 수갑을 차는 동안, 한 명의 형사가 석고상과 피해자들의 시체를 번갈아 살폈다.

그리고 그는 치솟아오르는 구토감에 결국 바닥에 토사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고태석이 석고상 살인마라고 불리는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그는 왜 석고상 살인마라고 불릴까?
그가 살인을 하는 데에 석고상을 써서?
아니면 여성의 신체를 본 딴 석고상을 만들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대답은 형사의 질문으로 대신하겠다.

"이 미친새끼가... 석고 반죽을 뭘로 한 거야...?
출처 글쓰기 좋은 질문 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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