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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양님, 여성분이시니 그에 걸맞는 비유를 해드리죠.
게시물ID : humorstory_2192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생을즐
추천 : 4
조회수 : 1012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1/02/18 19:52:46
혹시 언니 있으세요? 아니면 친척중에서 사촌언니라던가요. 없으면 있다고 가정을 하고 이야기를 할께요. 오유양님이 나이를 먹어 혼기를 지날때까지 이러저러한 사정때문에 결혼을 못했다고 칩시다. 일이 너무 바빠서일수도 있고 좋은 상대를 아직 못 만난 것일수도 있죠. 보통 미혼 여성분들이 명절이면 스트레스를 엄청 받게 마련입니다. 2011년 추석에도 어김없이 친척들의 칼같은 참견말들이 날아드네요. "결혼 언제하냐?" "얼른 결혼해서 애 낳아야지? 나이 더 들어 애 낳으면 진짜 고생한다?" 오유양님은 참다참다 발끈합니다. '아니 왜 남 일에 그리 참견이래요? 나한테 해준게 뭐 있다고?' 그러자 친척들은 얼른 발 빼면서 변명을 합니다. "아니 뭐 내가 틀린말 했어? 왜 화를 내고 난리래?"

틀린 말은 아니죠. 나이 많이 들어서 아기 낳는게 위험하고 힘든 일이란건 맞는 말이니까요.

그래서 화가 많이 났지만 오유양님은 한번 더 참기로 합니다.
부엌에 나가보니 어머니께서 명절음식 하는 걸 도우라고 호통치시네요. 그래서 앉아서 음식을 돕습니다. 그런데 올 초 결혼한 사촌언니는 임신 8개월이라 그냥 옆에 앉아 쉬고 있네요. 뭐 어쩔수 없죠. 만삭의 임산부에게 힘든 일을 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냥 별로 억울하고 뭐고 할 것도 없는 일이니까요. 근데 그 언니가 옆에 와서 오유양님 일하는걸 보더니 대뜸 뭐라 참견을 합니다. "아니 OO아, 너 전을 그렇게 부치면 어떡하니?! 아유 과일 깎는것 좀 봐라, 그렇게 깎으면 먹을거 하나도 안남겠다" 오유양님은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대들었습니다. "언니는 일하지도 않으면서 웬 말 참견이에요? 일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우습게 보여요?" 오유양님이 명절음식 하는게 서툴고 과일을 좀 못 깎기는 했지만 일하지도 않는 사람이 참견을 하고 있으니 화가 나는게 당연하죠. 근데 언니는 오히려 태연하게 받아치네요. "아니, 내가 뭐 틀린말 했어? 이왕 음식하는거 제대로 똑바로 해야지! 그렇게 해서 되겠냐고? 내가 보기엔 너 시집도 못가고 애기도 못가져서 나한테 '한탄하는'걸로 보인다? 내 비록 임산부라 고모랑 엄마가 절대 일하지 말라고 하셔서 그렇지 나더러 하라고 했으면 그보다 더 잘했을걸?"

이래도 오유양님께서는 '아, 그래. 임산부라 일 못하는데 내가 일하는거 보고 오죽 답답했으면 저런 말을 할까! 틀린말이 아니잖아! 임산부 언니 몫까지 대신 더 열심히 일해줘야지! 시집 못간 내 신세가 죄지!' 하실수 있나요?

국방의 의무는 모두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제도적 헛점에 의해 그것이 남성들에게 편중된 남녀역차별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하지만 남성들은 이 문제에 대해 소심하게 불만을 표하기는 할 망정 '헌법소원'이네 뭐네 난리치지 않고 그냥 우리가 손해 좀 보고 말자는 식으로 넘기고 있죠. 오유양님이 여성의 입장으로 "국방의 의무를 하기싫어서 안하냐, 법이 우리한테 지워주질 않는 의무인데 어쩌라고?" 라고 하시든, "어차피 법적으로 강제당하는 의무인데 남자분들 이왕 하려면 좀 더 똑바로들 하시죠?"라고 하시든 뭐 틀린 논리는 아닐지 몰라도 이런 소리 해놓고 욕 안먹기를 바라신다는건 좀 과한 욕심일거 같네요.

제도가 잘못 짜여진 것에 의해 오유양님은 이익을 보는 입장이고, 남성들은 모두 피해를 보는 입장입니다. 군대 까짓거 2년 갔다오는게 뭐 그리 손해냐구요? 여성들에 비해 남성은 젊은 시절 2년을 강제로 빼앗겨 자기계발에 뒤쳐진다는 사실은 차치하고,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지워진 의무를 남성들만이 불공평하게 짊어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손해인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익을 보는 사람'이 '손해를 보는 사람'에게 "이왕 하는거 더 똑바로 하라"고 말하고 있으면서 "내가 틀린말 했냐 왜 나한테 욕하냐"고 하시는 꼴이란 거죠.

말이야 맞을지 모릅니다. "어쨌거나 해야하는거면 똑바로, 제대로 해야죠" 이건 논리적으로는 맞는 말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수많은 남성들의 희생으로 인해 '부당한 이익'을 받고 있는 입장에서 그런 말을 입에 담으시는 것 자체가 타인의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일이죠.

아니, 오유양님이 대체 무슨 부당한 이익을 받았냐구요? 어떤 이익을 다른 남성들로 부터 빼앗아 취하고 있는거냐구요? 오유양님이 말씀하신 소말리아 같은 극도의 혼란상태, 생명과 재산에 위협을 느껴야 하는 무정부 사태 속에서 살아가지 않을 수 있는 권리, 그러한 이익을 취하고 계신겁니다. 이건 그냥 나라에서 공짜로 제공해주는 것일 뿐인데 뭔놈의 다른 남자들한테 뺏은거냐고 하시겠죠? 그러한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나라에 속한 모든 구성원들은 공동의 책임을 지닙니다. '국방의 의무'라고 하죠. 오유양님은 국방의 의무를 지고 계신가요? 대한민국에서 국방의 의무는 남성에게만 편중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한 혜택은 남녀 모두 평등하게 누리고 있죠.

국방이 더 강해지고 튼튼해져야 한다는데에는 동의합니다. 그래서 모든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게 되어야 한다는 것에도 동의합니다. 그러기 위해 '모병제 전환vs징병제 유지'논의도 활발하고, 육해공 간의 비율 조정도 항상 논의되고, 의무복무 중인 일개 사병들의 처우 개선도 항시 이야기되고 있는 것들입니다.

헌데 오유양님이 말하는 '국방력 강화'란게 이러한 모든 복잡한 사안은 다 무시하고 고작 "이미 착취당하고 있는 남성들 더 길게 더 철저히 착취시켜 먹어야 함. 이왕 뜯어먹히고 사는 인생들인데 좀 더 제대로 열심히들 못하냐?"라는 수준이라면, 그 '피착취 계층'사람들이 오유양님에게 분노하는게 당연한 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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