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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비행접시
게시물ID : art_21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르트르
추천 : 2
조회수 : 668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1/12/13 18:26:15
비행접시

신정네거리, 이글거리는 뙤악볕 아래 조금씩 탈락되는 선들
뜨거운 불길을 바닥에 토해내며 땀흘리고 있는 인부들이 
삼삼오오 과열된 담뱃불을 씹고 있다
어제에는 분명 있었던 중앙선
흐릿한 중앙선처럼 흐려지고 점점
넓게 옅어지는 소리들

어제의 나는 버스를 타고 시장으로
아니 어쩌면 비행접시처럼
어디론가 순간이동 했을지 모른다
지워질 중앙선처럼 불안한 저녁

커튼을 달아주세요
내 방은 너무도 좁아
햇볕에 녹아 내릴 것만 같아요
당신의 우주로 
나를 데려갈 순 없나요

인부에게 말한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불꽃을 씹으며
뙤약볕처럼 페인트처럼
녹아내리고 있나요
인부는 말한다
너는 이미 지워졌구나

비행접시가 아파트 베란다 마다 매달려
삼삼오오 과열되고 있다
비행접시와 교신하고 있는 중
탈출하고 싶은 자들이 모인 이곳에서
나는 빠삐옹처럼 과감하지 못했다

그냥 옅어지고 싶을 뿐이야

60년 만의 월식이란다
잘 기억해 두렴 
네 얼굴은 가리지 말고
불꽃은 꺼버려도 좋아
녹아내리면 안되니까

또 다시 오늘

흐려진 중앙선 옆에 또 다른 중앙선이 생겼다
인부들은 흡족한 표정으로 담배를 비벼끈다
신호 대기 중의 버스가 
비행접시처럼 증발할 때 까지
그 광경을 오래도록 목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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