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란 이상하게 물리적인 폭력에 대해선 굉장히 혐오감을 느끼면서도 구조적, 제도적 폭력에 대해서는 둔감합니다. 실제로는 구조적, 제도적 폭력이 훨씬 잔인하고 악랄한 것인데 말이죠.
농민이 죽창이나 오물폭탄같은걸로 전경을 향해 공격하는것과, 평생을 농사지으며 살아왔는데 제도를 만들고 경제논리를 들어가며 삶을 짓밟는 행위. 둘중에 뭐가 더 폭력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런 보이지 않는 폭력으로 시민들, 아 그냥 속편하게 봉이라고 하죠. 기득권들은 이런 봉들을 쥐어짜면서 비열한 꼼수까지 부립니다. 기득권 vs 봉들의 싸움을 살짝 비틀어 봉 vs 또다른 봉이라는 구도를 만들고 뒤에서 그들을 부채질하며 교묘하게 빠져나갑니다.
분명히 시위대와 기득권의 싸움이었는데 찌라시들이 신나게 폭력이니 불법이니 운운하며 나팔을 부니 어느새 구도는 시위대와 불쌍한 전경들. 이쯤되면 시위의 목적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알아서 내부에서 분열하니까요. 그들도 우리의 자식입니다 라며 감성에 호소 한번 해주면 그만이죠. 이렇게 논점을 흐리고 개판을 만드니 결국 시위는 흐지부지 되고 남은건 보이지 않는 폭력. 각종 고소로 벌금을 때려 물어뜯는 일만 남은거죠. 너덜너덜 해지도록. 다음부턴 개기지 못하도록.
애초부터 이건 비폭력적인 게임이 아니에요. 상대방은 보이지 않는 무기로 잔뜩 무장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쇠파이프 들고, 화염병을 들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하지만만 비폭력이란 가면을 쓰고 그 뒤에서 악랄한 미소를 짓고 있을 그들을 생각하면 참 답답해 지네요. 그렇다면 뭐가 정답일까요?? 참 어렵습니다.
기분도 꿀꿀하고 머릿속도 뒤죽박죽이고 글을 어떻게 마쳐야 하나 모르겠네요. 국회에서 국회의원이 최루탄을 터트리는 촌극을 보며 혹시 이걸로 막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제 자신이 참 한심하고 무력하게 느껴지는 그런 밤이네요. 당장 내 힘으로 세상을 바꿀수는 없을지 몰라도 제가 바뀐다면 그런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간다면 내 자식이 살아갈 세상은 지금보다는 좀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해왔는데, 이제는 조금은 걱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