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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칭얼대던 아기와 엄마
게시물ID : baby_219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리콘
추천 : 30
조회수 : 1260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17/09/27 11:49:59
글쓴이는 사실 아기를 매우 좋아하지 않습니다 (순화된 표현입니다)
어쨌든 이건 이거고 아침 출근시간
종점에서 타서 긴 시간 멀미에 시달리면서 출퇴근 하느라 버스타면 5분안으로 잠듭니다
무슨일이 있어도 자야해요. 안그러면 오전내내 업무가.. ...
 
오늘도 어김없이 뒷자리 구석에 콕 박혀서 기절하듯 자고있는데 반대편 자리의 고음의 목소리
어린아이 특유의 그 쨍쨍한 하이톤 초음파 소리에 한방에 잠에서 깼습니다 ㅜ
보통 어른들이 아무리 떠들어도 라디오 소리가 얼마나 커도 좀 괴로울지언정 잠에서 깨진않는데
애기들 소리는 뇌에 다이랙트로 때려박히는 느낌..
그렇게 확 잠에서 깨고 피곤+멀미+신경줄 팽팽히 당기는 고음소리에 순간적으로 짜증수치가 맥스로 달렸죠
 
감정적으로 깊은 빡침이 올라온 그때
애기를 안고있던 애기엄마가 조근조근 달래기 시작했습니다.
'아가야 버스안에선 그렇게 큰 소리를 내면 안되'
'엄마를 봐. 버스에서 내리면 엄마가 ???를 해줄게'
'자장자장 우리아기 엄마품에서 잘까?'
등등등 ( 저도 막 깬 참이라 정확한 대화내용이 기억나질 않습니다)
 
만약 저 상황에서 달래는게 아닌 아이와 대화를 버스안 대국민 토크쇼를 시작했다던가
이쁘다 이쁘다 우쭈쭈했으면 빡침이 2배가 되었을텐데
정말 조용한 목소리로 아기를 마주안고 조근조근 달래는데
 
그 화장기 없는얼굴 
한쪽으로 대충묶은머리
푸석푸석한 안색과 머릿결
편하기는 할테지만 여성적 매력을 어필할순 없는 옷차림
불편한 자세로 마주안고 아기와 눈을 마주치는 모습
그 모든게 좋아보였습니다. 전혀 초라해보이지 않았어요.
이 아이엄마는 어떻게 자신을 인내하고 주위의 눈치를 보며
어떤행동으로 자신의 아이를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지켜내는가를 보면서
저와 비슷할 나이의. 혹은 조금 언니일 그 엄마를 보며 정말로 그 모든게 좋아보였어요
 
그리고 전 그 아이를 달래는 자장가와 닮은 목소리에
아이와 함께 다시 잠들었습니다.
그 엄마는 아이와 함께 저도 재워주셨어요.
 
몇일전 일이 이따금씩 떠오르면서 글을 남겨봅니다
그 아이엄마에게 아기와 함께 꿈꾸던 삶과 행복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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