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모 장학재단에 지원서를 제출하고 왔습니다. 내년에 2학년으로 복학하는데 학비가 필요할 것 같아 장학재단을 알아보던 도중 2학년 진학예정자를 대상으로 3년전액장학금을 주는 재단을 하나 찾았지요. 그 재단에 지원서를 제출하려고 한 달을 넘게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이 글을 보심 아시겠지만 거지같은 필력으로 생전 처음 자소서도 2장이나 써보고 학업계획서도 1장을 쓰고 전공에세이도 1장을 쓰고.. 고치고, 또 고치고, 또 고치고, 첨삭받아 또 고치고, 또 첨삭받고 또 고치고... 분량을 위해 머리를 짜내 완성한 사랑스러운 문장을 눈물을 머금고 지우기도 하고... 한 달을 넘게 이 짓을 했습니다. 교수님께 추천서를 받기위해 한 번도 뵌 적 없는 교수님께 어떻게 해야 추천서를 받을 수 있을지 메일을 썼다 지우고를 반복하기도 하고.. 각종 서류를 떼기 위해 이곳 저곳 돌아다니고, 컴퓨터 맛 가는 거 뻔히 보이지만 서류를 위해 십수개의 액티브액스도 깔아가며... 액티브액스가 주는 깊은 빡침에 길길이 날뛰어가며 준비했죠.. 제 인생에 재수시절 공부하던 것 이후 그렇게 열심히 뭔가를 해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미친 짓 작렬했네요... 내가 할 일은 이제 없다! 하며 인터넷 지원페이지에 지원서를 첨부하고, 부가적으로 이름, 신상정보, 학점 등을 기제하여 제출했는데 제출이 안되데요. 자꾸 페이지를 찾을 수 없다고 나오더랍니다. 그래서.. 아 이거 이상하다 싶어 익스플로러 재시작하고 다시 재단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재기입 후 지원서도 첨부하고... 이번에도 제출 실패할 것 같다는 예감하에 오타 확인도 않고 제출했는데 덜컥 제출이 되어버리더군요... 아... 만약 학점에 오타가 나서 제 학점보다 낮게 제출되었으면...큰일 아닙니까 그래서 아 내가 미쳤지 미쳤지.. 자책하던 와중.. 하.. 참 제가 지금 생각해도 이런 생각을 어떻게 떠올렸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바보같은 생각 하나가 떠오르는 겁니다. 지원자격이 학점 3 이상인데, 학점기입란에 실수로 3점보다 낮게 적었다면 아예 제출이 안되지 않았을까? 하는 데 생각이 미친 겁니다. 그래서 한 번 시험해보자 하는 생각에 아버지 의 성함과 주민등록번호를 기제하고 나머지는 다 엉터리로 기제했죠. 그리고 학점은 2점으로 적고 지원서류는 첨부하지 않고 제출을 해봤는데 이번에도 그냥 제출이 되는겁니다. 그 때 제 지원서류에 아버지의 성함과 주민번호가 들어있다는 게 생각이 나더라구요. 아 제가 미쳤죠. 이 무슨 미친짓이란 말입니까..ㅠㅠ 만약 제출되었을 떄의 위험성은 생각도 않고 그냥 저질러버렸네요. 이 일로 불이익을 받게된다면 한 달 넘도록 노력해온 모든 게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닙니까..ㅠㅠ
왜 이렇게 저란 인간은 경솔할까요.. 에휴...
내일 아침에 전화해서 지원신청 취소할 수 없는지 물어보는 게 좋을까요 아님 그냥 닥치고 있는 게 좋을까요..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