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도 아닌데 자꾸 글 올려서 많은 분들 심기 어지럽게 해드리는 점은 죄송합니다. 어쨌든 제가 글을 써서 저지른 일이니 뒷 얘기 궁금하실 분들도 계실 것 같아 그 점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정리를 해 드려야 할 것 같아 다시 한번 자판을 잡습니다.
결론을 얘기하면 어젠 남편이 안 들어왔습니다. 8개월 결혼생활 중 첫 외박이시네요.
오늘 저녁에 얘기를 했습니다. 어젠 왜 안 들어왔냐 했더니 집에 들어와서 여러분들이 제 편 들어주신거 등에 업고 자기 볶을까봐 그게 싫어서 안 들어오고 아는 형네 집에서 맥주먹고 잤답니다. (이 부분은 그 형님과 제가 통화해서 확인을 했긴 합니다.)
두번째 올린 글에 대한 댓글들을 보여줬습니다. 하나같이 남편한테 '너랑 니친구 제정신 아니다' 라는 댓글을 보니 저도 화가 났나봅니다. 어떤분이 댓글 써주셨는데, 남편이 아무리 이 댓글들을 봐도 '우리 우정은 남들이 생각하는 그런 우정이 아니다, 특별한 우정이다, 우린 잘못한게 아니다.' 라고 생각할거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딱이었어요. 자기네들 우정은 이런 사람들이 함부로 말할 그런 우정이 아니랍니다. 그래서 제가 '우정에 경도가 어딨냐, 느네 우정이 얼마나 대단한 우정이길래 그러느냐' 하면서 한바탕 말 싸움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진짜 우정이 뭔지를 몰라서 그러는거라네요 참 나ㅋㅋㅋㅋㅋ 이게 말인지 방군지.
그래서 앉혀놓고 차근차근 물어봤습니다. 네가 생각하는 너의 우정이 아무리 대단한 들 남들이 보기엔 그런게 아니기 때문에 아니라고 하는거다. 했더니 남들 시선이 대체 왜 중요한거냐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넌 남편으로써 부인인 나를 존중하면서 네 친구를 만났다고 생각하는거냐 했더니 공원(이게 놀이공원이 아니고 뚝섬인지 여의돈지 암튼 한강공원입니다)에서 놀 때 말 안한건 미안하대요 근데 거기 간 것도 작정하고 간게 아니고 밥먹고 소화시키러 잠깐 산책 간거였는데 저한테 말하면 제가 또 확대해서해서 자기를 쪼을까봐 말 안한것 뿐이라네요. 유치하지만, 꽃반지 커플링 끼워 놀고 사진찍은건 잘한거냐 했더니 그냥 장난일 뿐인데 왜 그러냐네요
아휴..... 말하면 말할 수록 챗바퀴 돌듯 똑같은 말만 번복합니다. 말할 수 있는 일이지만 말하면 내가 바가지를 긁을거다. 우리는 절대 그런 사이가 아니다. 너도 알지 않느냐 그냥 단순히 친구랑 논 것 뿐인데 너를 비롯한 사람들은 우리를 남녀의 잣대로만 바라본다. 나는 억울하다 등등......
그래서 다 때려치우고 너의 부인인 내가, 네가 그 친구를 만나는게 탐탁치않다 말하는데도 들어줄 의사가 없느냐 물었습니다. 한참을 고민을 하더군요. 그러더니 한다는 말이 사실 네가 굳~이 싫다면 네 말을 들어주는게 맞는거다. 하지만 그냥 친구일 뿐인데 네가 너무 오바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느냐, 네가 맘을 쬐끔만 더 넓게 쓰면 되는 일이네 어쩌네 하길래 아....여기부턴 저도 입이 걸어져서 조금 욕이 나왔긴 한데 필터링 없이 가겠습니다. 내가 여기서 얼마나 더 마음을 넓게 써줘야 되느냐 막말로 니들이 맘을 섞든 몸을 섞든 그냥 뒤에서 방관해주랴, 사람을 얼마나 더 미친년 호구를 만들어야 정신을 차리겠냐 내가 싫다는데, 니 마누라가 싫다는데 그래도 너랑 니 친구 관계 걱정이 되느냐 너같은 새끼 믿고 결혼한 내가 총맞았다, 도장 안 찍었는데 이 기회에 우리 사이 깔끔히 정리하고 너는 니 10년친구랑 우정을 쌓던 지랄을 쌓던 영원해라 하고 쏘아붙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이태리에 계신 시부모님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어머님께 '어머니 죄송하지만 저희 더이상 부부로써 같이 살 수 없을것 같습니다.' 하고 대충 이러저러한 상황 설명을 했는데 중간에 남편이 전화를 뺏어서 엄마 그런거 아니고 우리 그냥 부부싸움 잠깐 한 거니 신경쓰지마시라 하고 끊어 버렸네요 참나
나보다 친구가 더 소중한 너와 같이 반평생을 부부란 이름으로 살 수 없을것 같으니 이쯤에서 정리하고 서로 갈 길 가자. 나도 자꾸 네 옆에서 또라이 되기 싫고 너도 나한테 쪼이는거 싫으니 서로 좋을대로 갈길 가던지, 아니면 니 친구 정리하고 와라 그럼 다시한번 생각은 해 봐주겠다 하고 간단한 짐과 제 노트북만 챙겨서 한시간 떨어진 친정으로 와버렸습니다.
짐 싸서 나가자마자 핸드폰에 불이 막 나는데 핸드폰을 껐다가 친정와서 켜보니 남편과 시부모님께 전화가 와 있더군요 그냥 다시 폰 꺼버렸고, 밤중에 갑자기 찾아온 딸자식보고 놀란 부모님께 간단한 상황설명만 한 후 제 친정 방에 들어와 정리를 하고 있는데 남편이 아빠께 전화를 한 모양입니다. 아빠랑 엄마가 들어오셔서 바람을 핀 것도 아니고 그냥 실수좀 한 것 같은데 결혼한 여자가 싸웠다고 친정 쪼르르 달려오는 경우가 어디있니 하시면서 저만 나무라셔서 일단 자고 내일 얘기하겠다 하고 난게 지금까지 상황입니다.
내일 다시 부모님께 상황 설명 하고 남편과 시부모님께 다시한번 제 입장을 말할 생각입니다. 글 올리기 전까지는 별 일 아니고 내 속이 좁은건가 하는 생각도 했지만 글 올린 후 객관적 시선에서 여러 조언을 보니 제가 맞는거였다는 생각이 들어 강경하게 나갈 생각입니다.
여러 조언해주신 분들 다시한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딸자식이 1년도 채 안돼 이혼녀 딱지 달 지도 모를 부모님 생각하니 미쳐버릴 지경이네요..... 휴
아, 미처 못 적은게 있는데 이 얘기 듣고 시어머님과 엄마가 통화를 하셔서 몇 일 이내로 어머님이 한국에 잠깐 들어오실 모양입니다. 그때가서 다시 자세한 얘기 할 듯 합니다.
원글 : http://pann.nate.com/b313137837
제가 정말 속 좁은 여자인지 남편이 제정신이 아닌건지에 대해서 간단히 다수의 분들의 의견을 듣고자 올린 글인데 연재하는 것도 아니고 자꾸 글을 올리게 되어 제가 다 민망합니다. 끝까지 저를 위해 조언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이 글을 끝으로 더이상 적을 이야기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엊그제 밤에 친정으로 오고 난 후에 아침에 일어나서 아버지는 출근하셨고 엄마하고만 얘기를 했습니다.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다.... 근데 남편은 자기 잘못을 인정 못하고 있고 끝까지 나를 속 좁은 사람으로 만들어 합리화 시키고 있다. 인터넷에 글을 올려 많은 분들의 의견도 들어보았지만 한결같이 남편 잘못이라 말한다. 하지만 자신의 행동에 반성할 줄 모르고 끝까지 그놈의 금테두른 우정타령하며 내 속 뒤집는 작자와 더이상 결혼생활 지속하고 싶지 않다 라고 말씀드렸더니 엄마는 제 뜻 존중하신대요. 혼인신고는 안했지만 한솥밥 먹고 지낸게 곧 1년인데 헤어져서 이혼녀 딱지 달아 제 인생에 걸림돌이 될 까봐 걱정하셨지만 이런 결혼생활 유지할바엔 차라리 이혼녀 딱지 달겠다 했네요.
그 날 저녁에 아버지 퇴근하시고, 엄마가 아버지께 제 상황 말씀드렸는데 아버지는 그래도 큰 일도 아닌데 제가 눈 한번 꼭 감고 넘어가는 것이 어떠냐 하시네요. 부부가 살면서 여러가지 다툼도 있고 의견 차이도 있지만 그런걸 극복해나가는게 부부라고 너도 별 거 아니다 싶으면 그냥 큰일 만들지 말고 한번 이해해주고 넘어가라, 좋은게 좋은거다 뭐 이런식으로 말씀하셨는데 제 의지가 너무 확고하고 엄마도 제 편에서 이건 참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말해주셔서 아버지도 정 그렇다면 네 의지대로 하라고 하셨어요.
어찌됐든 이렇게 얘기를 하고 저녁먹으려고 하는데 남편이 친정집으로 찾아왔습니다. 평소에 우리 집 올때 들고 오지도 않던 과일바구니며 뭐며 들고와서 장모님~ 장인어른~ 하며 사람좋은 웃음 지으며 들어오네요. 밥상 차리고 있던 중이었는데 뜬금없이 남편 찾아오는 마당에 온 식구가 거실에 좌정하고 앉았습니다.
무릎꿇고 앉아 자기가 사소한 실수 한 것 때문에 제 맘 상하게 했다고, 죄송하답니다. 엄마가 자네는 자네가 무슨 실수를 한 지 알고서는 미안하다 하는건가? 했더니 자기가 자기 친구하고의 관계에 대해 저하고 생각이 안 맞아 생긴 의견 차이랍니다. 친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와의 관계를 제가 이렇게 싫어할 줄 몰랐다네요. 제가 싫다면 안 하는게 맞는거지만, 원체 오래된 친구라 단칼에 자르듯 잘라내기가 그랬다고 아버님도 아시겠지만 여자랑 다르게 남자가 생각하는 우정이라는 게 그렇게 쉬운 관계가 아니라고 하지만 굳이 제가 싫다고 한다면 친구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저에게 충실하겠다, 뭐 이러네요. 우리 엄마 아빠 앞에서까지 저렇게 개념없게 나올거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차라리 자기가 잘못했다, 그래서 용서를 구하러 왔다, 다신 안 그러겠다 뭐 싹싹 빌기라도 했으면 기분이라도 덜 나빴을 것을 하도 어이가 없어서 제가 막 소리를 질렀습니다.
너 미쳤냐, 니가 지금 우리엄마아빠 앞에서까지 이따위로 날 미친년을 만드냐 엄마 아빠 들어보라고, 저 사람이 친구라는 이름하에 나랑도 안 가는 레스토랑 둘이 다니며 와인 처먹고 연애 시절 커플링 하자 말 한번 안 꺼내던 사람이 친구랑 꽃반지 만들어 희희낙락 데이트 하고 다녔다. 엄마는 아빠가 친한 여자친구랑 그러고 다니면 이해할 수 있냐고, 아빠는 딸자식이 결혼했는데 사위란 새끼가 여자친구랑 그러고 놀고다니며 부인을 의부증 환자로 몰아가는데 이해해야 되는거냐고 아빠가 말해보라고, 남자로써 아빠가 그게 우정이라고 인정하면 나도 내가 미친년이었다 생각하고 저 사람 용서하겠지만 아빠가 인정 못하면 나도 절대 인정 할 수 없다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모님 앞에서 악을 썼네요......
여기부턴 간단하게 갈게요 길게 쓸 정신도 없어서....
아버지 - 자네 지금 **가 말하는게 전부 사실인가? 남- 사실이긴 하지만 원체 어릴적부터 친구여서 그런게 저 사람 마음 상할 일일줄 몰랐다. 아버지 - 그거 말고 우리 딸 의부증으로 몰은 것 말이다. 남- 싸우다가 계속 같은 내용으로 바람 피웠다고 몰아가기에 홧김에 한마디 내뱉었긴하다. 죄송하다.
아버지가 이때 갑자기 화를 버럭 내시면서 남편 머리를 한 대 치셨어요. 너같은 놈한테 의부증 소리듣게 딸자식 키운 적 없다. 생떼같은 내자식 곱게 키워 보내줬더니 남의 귀한 딸을 의부증 걸린 여자로 몰아갔다니 너같은 놈 사위로 생각 못하니 집에서 당장 나가라 다신 우리 딸 만날 생각도 하지말고 집에 있는 니 짐 당장 싸서 이태리로 가든 길 밖으로 나가든 나가라 하시고 남편 내 쫓으시는데 남편은 아버님 정말 죄송하다고 자기가 다 잘못했다고 무릎꿇고 빌었어요. 엄마도 사람 잘못 봤다고 자네같은 사람한테 내 딸 못맡기니 당장 나가라고 소리 지르셔서 한 30분정도 실갱이 하다가 결국 집으로 갔네요.
아버지도 분이 안 풀리셔서 저깟놈하고 더 살 생각 말라고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의부증있는 여자 취급이나 받고 사냐고 제 등짝을 때리셔서 저도 맞고 엄마는 말리고....
엄마가 이태리로 전화하셔서 시어머님께 더이상 아이들 엮이지 못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고 어머니는 며칠 안에 한국 들어가니 다시 말씀하자고 하셨다네요. 엄마가 아이들끼리는 절대 못 보게 하겠으니 하실말씀 있으면 사부인과 본인만 뵈었으면 한다 하시고 그렇게 전화통화 마무리 지은 듯 하세요. 아마 시어머니 오시면 다시 남편 포함해 4자대면은 할 듯하지만 부모님이나 저나 뜻을 굽힐 생각이 없어 이혼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듯 합니다.
저희 살고 있던 집이 제가 대학 졸업하면서 집에서 사주신 30평대 아파트인데 남편 회사나 제 작업실과 가까워서 따로 집을 안 구하고 제 집에 들어가 살면서 가구 가전만 새로 들여서 남편과 예물 예단 안 하고 살았어서 (시댁이 이태리에 계신데다 집도 제가 살던 곳으로 하니 혼수 챙겨주시고 예단 예물 안 받겠다 하셔서요 저는 다이아셋트랑 가방 받았었구요) 명의도 저희 아버지 명의로 되어있고 따로 정리할 재산이나 그런게 없습니다. (이 부분은 살다가 아이 생기면 아버지가 명의 이전 해주시겠다 하셔서 명의는 냅둔거구요) 그래서 아마 정리하면 남편이 따로 집 구해서 나가든 이태리로 가든지 할 듯 한데 그건 본인 일이니 제가 참견하고 싶지 않네요.
아버지가 너무 화가나셔서 위자료고 다 필요없으니 집에 있는거 그대로 냅두고 당장 몸만 나가라고 할 참인거 같으신데 일단 그건 시어머니 들어오셔서 어른들끼리 얘기가 되어야 할 것 같고 저도 남편 저렇게 나오는 모습 보니 정내미가 떨어져서 더 살 가치가 없다고 느낍니다.
일주일을 넘게 고민을 했고 반년동안 속 앓이를 했는데 헤어지는 과정이 이리 빨리 진행될 줄은 저도 몰랐어서 뭔가 폭풍이 지나간 느낌이라 아직도 정신없네요.
아참, 많은 분들이 캡쳐 얘기 해주셨는데 홈피 봤던거 알고 일주일이나 지난 후에 글을 쓴 거라 그 사이에 남편이 홈피 사진은 싹 지웠어요. 그래서 캡쳐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도 위자료고 나발이고 저자식이랑 더 엮일 생각 마라하셔서 합의이혼 하고 집에 채웠던 혼수로 퉁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그 사람 얼굴 더이상 마주하기 싫고 제 부모님 앞에서까지 그렇게 개념없는 사람을 반백년을 남편이란 이름으로 대할 자신도 없고 그럴 가치도 못 느낍니다.
처음 글을 쓸 때는 이 지경까지 올 줄 몰랐고 그저 평화롭게 끝났으면 하고 바랬는데 남편 모습 볼 장 다 봐버리니 그런 생각을 했던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아까도 남편이 집으로 찾아왔는데 엄마가 당장 안 가면 경찰에 신고하겠다 하셔서 갔구요 저한테는 자기가 다 잘못했다 용서해달라 계속 문자 오는 중인데 다 씹고 있습니다.
조언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리고, 더이상의 후기 적을 일 없게끔 여기서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