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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노콘] 작가 O씨는 당신을 책임지지 않아!
게시물ID : animation_2199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oplar
추천 : 2
조회수 : 23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4/14 21: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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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임져주세요!!”

 

따사로운 아침 햇살을 기분 좋게 받으며 등교해 교실의자에 앉아 있길 약 10. 그녀는 말했다.

 

난데없이. 뜬금없이. 혹은 다짜고짜. 터무니없이 이런 말을 한다 한들 이해도 되지 않지만 그보다 가장 큰 문제는..

 

나는 그녀를 처음 본다는 것이었다.

 

누구지? 평소에 알고 지내던 사이도 아닌 완전 초면인데다가 애초에 존대라면 나와 같은 학년이 아니라는 건데, 자랑은 아니지만 나의 인간관계를 생각하면 그러한 범위 안에 드는 사람은 전무하다 싶을 정도다.

 

또 다른 문제라면 교실에 먼저 앉아있는 다른 학생들의 눈이었다. 나야 교실 내에서도 그리 유명하거나 하지 않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런 상황이라면 다들 놀라기 마련이잖아. 상황정리가 되지 않아 머릿속에 패닉이 올 것 같아!

 

당황하기보다 창피함이 먼저 찾아왔다. 우선은 이 장소를 피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며 일어나는 순간 그녀에 손에 들린 한권의 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조회가 시작하기 20분전. 나는 그녀의 팔을 잡아 교실 밖으로 끌고나왔다. 우선 그녀의 정체를 알아야 했기 때문에. ‘에 대해서도.

 

저기.. 너 누구야.”

 

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팔을 끌고 왔던 게 부끄러웠던지 양손을 뒤로 가리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는 뭐가 중얼중얼 거렸다.

 

“........아요...”

 

뭐라는 겨.

 

? 잘 안 들리는데 크게 말해줄래?”

 

내말에 숙여있던 고개를 더 숙이는 그녀. 이렇게 부끄러워하면서 아침의 대참사는 무슨 정신으로 한 거야. 어떤 의미로는 대단하다 싶을 정도다. 그 대상이 나라는 점에서 크게 감점요인이지만.

 

“...님의... ...이 좋아요....”

 

역시나 잘 안 들린다. 하지만 여기서 되묻는 것도 실례겠지. 그녀의 말로 추리해보자. 그렇게 생각 하고 있을 무렵 그녀가 갑자기 큰소리로 외쳤다.

 

“...선생님의 글이 좋아요!!”

 

“....?”

 

멍해졌다. 아니, 그보다 내가 아니라 내 글이 좋다고? 역시 그건

 

내 책이야기 인거야?”

 

내 말에 뒤로 감추었던 손을 앞으로 내밀며 쥐고 있던 을 보이고는 갑자기 고개를 들어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며 대놓고 흥분을 가라앉히지 않고 말했다.

 

.. 이 이야기는 정말 최고에요! 보고 반했을 정도에요! 선생님이라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꺼라 생각해요!”

 

저기 말이야. 그렇게 말하면 듣는 사람입장에서 엄청 부끄럽다고 할까.”

 

부끄러울 필요 없어요! 이 책은 정말 최고니까요!”

 

하고, 책을 펼쳐 팔랑팔랑 거리는 그녀. 솔직히 엄청 부끄러운데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다.

 

그녀가 들고 있는 책은 내가 2달 전 공모전에서 입상해서 출판하게 된 책인데 광고를 한 적도 없고 필명이라거나 그런 것도 좀 부끄러워서 입 밖에 꺼낸 적이 없다. 그런데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아니 그보다 뭘 어떻게 하면 내 책을 보고 책임져달란 말이 나오는 거지?

 

그렇게 헛기침을 몇 번하고 그녀에게 되물었다.

 

흠흠. 그래서 책임져 달라는 건 무슨 뜻이야?”

 

.. 그건..”

 

그녀는 방금까지만 해도 반짝이던 얼굴을 다시금 푹 숙이더니 말했다.

 

이제 선생님 글이 아니면 못살 거 같아요....!!!”

 

“....”

 

아니, 그렇게 말해도 말이지.

 

 

 

 

 

 

 

 

그 책. 동화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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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글이란거 엄청나게 어렵구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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