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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운전병이다
게시물ID : jjhumor_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사Kei
추천 : 35
조회수 : 217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4/04/14 00:06:11
*이 글은 픽션입니다. 기존의 떠돌던 얘기를 재구성한 것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등장인물은 제 이름과 제 홈피 방명록에 흔적 남기신 분 성함을 빌렸습니다. 이 글 보시고 수정 안 해도 괜찮으시다면 리플 꼭 달아주세요.^^ 나는 운전병이다. 이름 곽영신. 입대한 지는 벌써 14개월째. 고로 짝대기 3개. 며칠 전 있었던 내 군생활 사상 최대의 사건이 될 일을 얘기하려고 한다. 그 날도 지루하기 그지없는 군대의 하루였다. 그런데 난데없이 오늘은 특별히 장성급인 원스타 준장이 동승한다고 하는 게 아닌가! (원스타=별 하나=준장,두 개=소장,세 개=중장,네 개=대장,다섯 개=대통령) 직접 운전병의 실력도 보고, 트럭의 안정성도 체크한다고 한다. 그나저나 문제가 하나 생겼다. 그 문제란 게 오늘 운전할 운전병이 내가 아니고, 어리버리한 강진성 이병이라는 것이다. 이 놈이 운전은 그럭저럭 하는데 머리가 좀 안 좋은 건지 심하게 말을 버벅댄다. 운전만 잘 하면 되지, 말하는 게 뭔 상관 있느냐고 물으시는 분들. 군대에선 트럭에 군인을 태우고 다니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트럭은 당연히 수동이다. 그럼 기어를 바꿔야 하는데 군대에선 이를 직접 고참에게 보고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3단으로 운전하다가 4단으로 기어를 바꿀 때 옆에 이병장이 탔다면 "변속하겠습니다!" 이렇게 말을 해줘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옆에서 고참이 속도를 바꿀 것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별 쓰잘데기 없는 것까지 해야 하는 군대이기에. 아무튼 오늘 강이병이 운전해야 하는데... 무슨 사고라도 치면 어쩌지... 에라,모르겠다. 설마,이 녀석이 이런 중요한 일에 사고는 안 치겠지. 운전은 잘 하는 녀석이니까. 하고 안심하려 애썼다.-_-;; 아무튼 시간은 그렇게 흘러 흘러 위대하고 위대한 원스타 준장이 우리 트럭에 시승했다. 이 트럭은 그래도 산지 얼마 안 된 차종이다. 다른 대부분 차종은 70,80년대 제품들이라 완전 구닥다리니까 말이다. 이 차는 그래도 준수한 편이다. 매일 손 대지 않아도 잘 굴러가니까.-_- 아무튼 그렇게 준장이 타고,내가 타고,운전석엔 강이병이 타고. 그렇게 문제없이 차에 오르고, 가슴 졸이는 마음을 부여잡고, 차는 출발했다. 다행히 강이병 녀석. 아직 처음이라 그런지 실수는 하지 않았다. 원스타도 긴장하고 있었는지(이병이므로...-_-)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강이병이 운전솜씨는 좋다는 것을 알았는지 이윽고 질문들을 내게 던지기 시작했다. 뭐,질문이야 뻔하디 뻔한 것이었고. 그보다 나는 그동안 운전병을 하며 느꼈던 노고들을 모조리 다 얘기 ...하고 싶었지만 하지 않고,좋은 얘기들만 해주었다. 군대란 게... 다 그런거 아니겠는가.-_- 아무튼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부대를 벗어나 일반도로에 진입하게 되었다. 일반도로에 진입하면 자연스레 올려야 하는 기어. 지금 2단으로 달리고 있었으니 이제 3단,또 4단으로 변속해야 한다. 강이병 녀석. 평소처럼 능숙하게 기어를 변속한다. '이 녀석...원스타 앞인데도 떨지 않고 꽤 잘 하는데?'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혹 잘 끝나면 포상휴가라도 나오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생기고.후후... 그런 생각으로 웃음을 띠고 있을 무렵이었다. 정적을 깨는 강이병의 한마디가 있은 뒤 나와 준장은 동시에 얼어버렸다. "벼...변신하겠습니다!" -_- ......-_-^ 이... 이노무 자식...! 벼...변신이 뭐냐...-_- 이런 해괴망측한 소린 뭐냐고~!! 정녕 잘못 들은 게 아니냐고~!!! 심히 당혹스러웠다. 그렇다고 원스타 앞에서 뭐라 할 수도 없고,정말 난처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원스타의 표정을 보니 대략... 똥 씹은 표정이다.ㅡ"ㅡ <---이 표정이다. 이 자쉭... 그렇게 누누이 반복해서 스파르타식으로 가르쳤건만! 으으으으윽... 어릴 때 까마귀 고기를 삶아먹었나. 그래도 우리의 강이병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렇게 기어 변속을 할 때마다 무한 변신을 해가며 운전을 계속 했다. "변신하겠습니다!" "변신하겠습니다!" "변신하겠습니다!" 이쯤 되면 존경스러워질 정도다. 난데없는 강이병의 잦은 변신으로 내 몸은 온통 식은땀으로 젖어가고 있었고, 원스타는 대략...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아까와는 다르게 오히려 즐기는 모습이었다.-_- 문제는 강이병 녀석이 자기가 얼마나 중대한 실수를 범하는 지를 자각하지 못 했다는 것이다. 긴장을 했던 탓일까. 그는 그렇게 계속해서 줄기차게 변신을 해댔다. 그렇게 15년 같은 지옥의 15분의 시승시간이 끝나고, 저승에 갔다 온 기분으로 우린 부대에 복귀했다. 운전을 마친 뒤 강이병 녀석, 운전 잘 했다고 저 웃는 표정을 보니... 살인충동이...-_-+ 그렇게 시승을 끝마친 원스타는 트럭에서 내리고, 나와 강이병도 같이 따라 내렸다. 나는 내려서 원스타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할까... 이러다 적은 짬밥도 아닌데 굴러다녀야 되는 거 아닌가... 하는 무수한 생각으로 엄청난 번뇌에 싸여있는데 잠시 후 원스타의 말씀이 이어졌다. 대략 원스타의 말을 전하자면 이렇다. "여러분,오늘 시승식은 참으로 훌륭했네. 나는 제군들이 이렇게 안전하게 차량을 운전하는 것에 대해 전 군인들을 대표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네. 전시에도 이렇게 빠르고, 안전한 자네들이 있으니 안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 오늘 같이 시승한 곽영신 상병도 수고했고, 운전한 강진성 이등병도 수고했네." 그렇게 말을 마치고 돌아서던 원스타. '휴...다행이다.아무 말 없군.' 이런 생각에 잠기려고 할 즈음... 원스타,잠시 멈추어서더니 우리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는.. "그나저나... 강이병 자네는... 변신만 그렇게 하고 합체는 언제 하는겐가? 허허~" 그리고는 돌아서서 가버렸다. 그 말 이후로 나는 완전히 그 자리에 얼어붙었고...-_- 강이병은??? ....밤새도록 그렇게 원하던 변신,합체를 복창하며 굴렀다. p.s 제가 이전에 올린 '사춘기,깜지 그리고 비밀'은 예전에 제가 오유에서 가입 전에 올렸던 글의 수정판입니다. 한 8개월 전에 올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이번에 다시 올렸더니 리플에 어떤 분이 제가 다른 분 글을 베껴서 제 것인마냥 고쳤다고 양심 좀 있으라고 하신 글 보고 충격받았습니다. 얼굴 안 보이는 인터넷공간이라고 내막은 알지도 못 하면서 그런 말씀하시면 정말 저 가슴에 비수 꽂힙니다. 정 의심되시면 99년도 구월중학교 졸업앨범을 찾아보세요.-_-;; 그리고 이 글 또한 가입 전에 오유에 올렸던 글을 수정한 것입니다. '예전에 본 듯 한데?'라고 생각하신 분은 데자뷰 현상이 아니라 기억력이 좋으신 겁니다.^^ 물론 상당 부분 수정된 내용입니다. ↓마지막 봄 사진 씨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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