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주 큰 나이트클럽에 와 있었다. 홍대나 강남 클럽은 몇번 가봤지만 한번도 나이트클럽을 가본적이 없다. 예쁘지도 않고 춤도 못추는 나는 제일 구석 자리에 앉아 술이나 홀짝이고있었다.
엄청 넓은 플로어와 좌석에 사람들이 그득했다. 사람들은 정신없이 마시고 놀았다. 웨이터들은 부킹하랴 서빙하랴 바쁘게 돌아다녔다. 그것을 관망하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저 멀리 반대편 천장에서 줄이 내려오는것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올가미였다. 올가미가 천장에서 하나 둘씩 내려오고 있다. 정신없이 춤을추던 사람들이 자기 머리 위로 올가미가 내려오자 춤을 추다 말고 갑자기 목을 매달았다. 머리위에 올가미가 있으면 목을 매다는것이 당연하다는 것처럼.
저 반대편에서부터 내가 있는 곳 방향으로 목을 매단 사람들이 늘어난다. 남은 올가미는 없다. 머릿수에 맞춰 올가미가 내려오는것 같다. 스스로 목을 매단 사람들이 고통에 몸부림 치는것이 허공에서 단체로 춤을 추는듯하다.
이윽고 천장의 올가미는 좌석이 있는 영역까지 침범했다. 앉아서 술을 마시던 사람들은 춤추다 자연스럽게 목매달던 사람들과는 달리 자기 머리 위의 올가미를 보고 어리둥절해한다. 그 때 웨이터가 다가가더니 귓속말로 뭐라한다. 그 말을 듣더니 앉아있던 사람도 자연스럽게 목을 매달았다.
좌석에 앉아있던 사람들도 거진 다 목을 매달았다. 발디딜틈 없던 그 넓은 공간에 이제 발 딛고있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다. 내 머리 위로 올가미가 하나 내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