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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情聲市(비정성시)
게시물ID : art_20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미지중첩
추천 : 2
조회수 : 44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1/11/24 02:12:12
미안해
이곳은 잿빛의 야생(夜生)
나비들의 맹목이 잠든 땅이야
하늘에는 연두색 태양이 떠 있지
동물의 내장들을 초록색 액체에 담궈놓았어
누군가 파랑이 된다면 나는
혼자서 소리를 내는 악기가 무서워질 테니까

없는    동안

나는 너의 오렌지빛 별 아래에 있었어
나의 고도(古圖)에서 네가 차지했던 시간만큼
닳은 손톱으로 실로폰을 두드리며
또 한 번
내 몸 안의 저녁을 밖으로 보내고 있었지

강을 건너던 기차가 한 번씩 바다를 건너려면
대체 ㅤㅁㅕㅈ 잔의 커피가 필요한 것일까

봉숭아가 피던 빈 교실에서
처음으로 너에게 편지를, ㅤㅆㅓㅅ어
네가 어둠속을 걷는 건 원치 않으니까
너의 집으로 가는 길,
하얗게 눈이 쌓였을 테니까

걱정 마
나는 죽지 않을 거야
막다른 골목마다 나는
너만을 가리키는 별을 돌리고 있으니까

아침엔, 언젠가 땅 속으로 사라져버린 마을을 찾아갔어
쥐들의 벌어진 입에서 두 번, 바람이 새어나왔고
다리 위에서 떠내려가던 안구(眼球)들만 쳐다보았지

요정들이란 죽어서도
지상(地上)을 떠날 수 없는 종족들인걸

비어있는 집으로 조용히, 들어가
더는 노래할 수 없는 벽들을 위로하고 있었지


지붕이 없는 집을 방문할 때에는
반드시, 젖은 발인 채로 가야만 해
메아리의 고도(古都)를 품고 있는 노래는
아직 자신의 마지막 발성을 기억해 내지 못하거든

기다려, 줄래
곧 돌아갈 거야 
네가 읽고 싶어하던, 피아노와
흰 손수건들이 자라는 이야기책을 들고

그리고, 그 때는 다시 한 번
떨어지는 벚꽃을 맞으러 가자

그 날의, 따스했던……
봄  날  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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