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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밥상
게시물ID : lovestory_220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샤이캣☆
추천 : 2
조회수 : 41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06/11/17 18:17:05

어머니의 밥상

                            <TV동화 행복한 세상>

 

갑작스레 얻은 병으로 어머니는 날 홀로 남기고 세상을 등지셨습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며, 나에게 남기고 간 건
외로움과 죄송스러움 그리고 허름한 밥상 하나였습니다. 
지금도 나는 가끔 허기진 가슴을 달래려고 헤진 밥상 위에 
어머니와의 추억을 한껏 부려놓기도 하지만 
쓸쓸한 공복감은 조금도 채워지지 않습니다.

 
"어...엄마, 그 밥상이 그렇게도 좋아?"


"그럼......"

 
마치 보물단치를 다루듯 어머니는 밥상을 닦고 또 닦았습니다.

 
"그만 버리자니까요."

 
"야야... 그냥 놔둬라."

 
제발 버리라는 구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품안에 자식인 양 애지중지하며 
고이 보듬으시던 앉은뱅이 밥상.

 
"내가 이 밥상 덕에 우리 아들하고 밤마다 데이트도 하는데."

 
애물단지 같던 그 밥상은 언젠가부터 나의 근심을 차려놓는 밥상이
되었습니다. 회사에서 밤늦게 귀가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어머니는 그
허름한 밥상에 술과 안주를 차려 내오곤 하셨습니다.


밥상 앞에 앉아 어머니와 술잔을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느새 내 근심 걱정은 다 사라지고 우울했던 기분은 풀어졌습니다. 
허름한 밥상은 일 때문에 소홀했던 어머니와 나를 이어주는 오작교가 되어
주었습니다.

 
"후배가 일을 너무 못해요... 그래서 정말 힘든 거 있죠."

 
"야야, 니가 이해해라. 그래도 한 살이라도 더 먹은 니가 감싸줘야지........"

 
"그런가........."

 
어머니는 늘 그렇게 내 푸념을 들어주셨고 때로는 
따끔한 충고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어머니가 가슴속 이야기를, 당신의 넋두리를 푼다면 한 달을 꼬박 새도 모자랄 텐데 
아들의 말만 들어도 시간이 모자란 듯 어머니는 단 한 번도
당신 얘길 꺼내지 않으셨습니다.

 
"자, 건배하자."

 
"자, 건배."

 
"하하하."

 
어머니와 나는 그렇게 밤새 웃음꽃을 피우며 술잔을 부딪치곤 하였습니다.

 
"자...엄마 확인!"

 
"하하하. 얘도 참.........."

 
이제는 그런 자리를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 나는 
기나긴 시간이 그립고 또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한 번만이라도 밥상을 사이에 두고 어머니 가슴속에 서린 한을 귀기울여 들어볼 것을...... 
자식만을 위해 살아온 어머니의 멍든 가슴을 딱 한번만이라도 쓸어드릴 것을.....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뚝 떨어지곤 합니다.

그런 안타까움 때문에 어머니가 내 곁을 떠나신 후에도 나는 그 밥상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혼자 사는 동생이 걱정되어 청소며 빨래를 챙겨주러 오는 누나들은 아직도 
냉장고 옆 구석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그 밥상을 볼 때마다 한마디씩 합니다.

 
"이 밥상도 그만 버리자......."

 
"어...어. 누나 그거 안 돼. 그냥 놔둬."

 
"이게 보물단지라도 되니? 아님 옻칠을 새로 하든가. 너무 낡아서 보기 흉하다."

 
"그걸 왜 칠해. 그 자체로도 좋은데.........."

 
그렇습니다. 비록 칠이 벗겨지고 허름한 밥상이지만. 
그것은 어머니와 나의 알싸한 추억을 간직한 나만의 보물입니다. 
어머니가 못난 자식에게 남기고 간 세상에 하나 뿐인 보물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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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겁이 납니다.
한 해 한 해...해를 거듭할 수록 먹어가는 제 나이보다
늘어가는 부모님의 주름살이 더 신경 쓰입니다.

받은 사랑 갚으려면 아직도 한참 멀었는데
그 뒷모습이 자꾸만 작아지는 것 같아 마음이 덜컥 내려앉습니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당장 실천하라는 말...
이런 글 볼 때 마다 더더욱 공감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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