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 2008년 취임사에서
'대한민국 선진화 원년’을 선언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67회 광복절을 맞아
우리 대한민국이
당당히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였음을 확인합니다.
식민지 수탈로 헐벗고 굶주렸던 백성,
전쟁으로 처절하게 황폐화된 국토,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이 분단국가가
온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로 오늘을 일구어냈습니다.
남들은 기적이라고 말하지만 기적은 없습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뭉치고 헌신하는 애국심,
아무리 가난해도 열심히 배우고 가르치는 교육열,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는 도전정신,
저는 이 세 가지가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적 발전모델의 원동력이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우리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로부터 발현된
광복정신의 요체입니다.
창조적 실용주의의 기치를 내걸고
선진화를 향해 달려온 지난 4년 반은
우리의 광복정신이
세계무대에서 활발히 구현된 시기였습니다.
우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극복했습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이
2008년 금융 위기 이전 GDP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으나,
우리는 위기 이전보다 10% 이상 성장했습니다.
주요국 중 일자리가
2008년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나라는
우리나라와 독일뿐입니다.
국가채무 비율도 OECD 국가 중 가장 양호한 편입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신용등급은 두 차례나 올랐습니다.
올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고
인구 5천만이 넘는 나라들의 대열에 진입하였습니다.
지난 수년 동안에 우리는
세계무대의 중심으로 성큼 들어섰습니다.
우리 역사에서 지금처럼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던 때는 없었습니다.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경제 최정상회의인 G20의 일원이 되었고,
신흥국 중에서, 그리고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서울 G20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습니다.
우리는 주요국간 의견 대립을 원만히 조정함으로써,
G20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깨끗이 씻어내고
그 지위를 확고히 만들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던 대한민국이
불과 10여년 후에 바로 그 IMF의 구조개혁을 주도했습니다.
G20 정상들이 합의해 발표한 ‘서울 개발 컨센서스’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존의 단순한 물질적 지원을 넘어
스스로 자생력을 기르게 하는 새로운 개발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한국의 진지한 노력에 눈물을 글썽이며 감사해하는
아프리카 개발도상국 지도자들을 보면서
우리 자신이 가슴 뭉클했습니다.
올해 3월에는 서울에서 세계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 회의를 통해 우리는
세계안보에서 ‘합의 구축자’ 역할을 수행하고
글로벌 평화 거버넌스를 창출하면서,
‘핵무기 없는 세상’을 앞당기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2010년 OECD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하면서
우리나라는 전후 유일하게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한때 원조물자가 들어오던 항구가
원조물자가 나가는 중심 항구로 거듭난 부산에서,
2011년 세계개발원조총회가 개최된 것은
각별한 역사적 의미가 있습니다.
참가했던 세계 여러 나라 대표들은
이 극적인 반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해외 파견 자원봉사단 규모는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입니다.
수많은 우리 국민들이
아프리카에서 동남아, 남미의 오지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서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범지구적 과제에 대해
책임 있는 역할을 하고자 주도적으로 참여해 왔습니다.
인류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현안 중 하나는 기후변화입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는 세계 여러 나라와 힘을 모아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를 설립하였습니다.
개도국도 기후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는
지난 6월 브라질 리오에서 16개 창설 회원국들이 참여한 가운데
국제기구로 출범하였습니다.
우리가 주도해 만든 첫 국제기구인 이 연구소를 통해
이제 녹색성장은 국제사회의 항구적 자산이 됐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에 대한민국은 ‘더 큰 나라’가 되었고,
우리의 글로벌 리더십은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 (중략) ...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정부가 R&D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해 온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지난 5년간 정부의 R&D 예산은 총 68조원에 이릅니다.
연평균 증가율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이고,
GDP중 비중은 올해 세계 3위에 올랐습니다.
... (중략) ...
8천만 동포 여러분!
남북관계가 지속적으로,
그리고 건강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남과 북이 정상적인 관계의 토대 위에 서야 합니다.
그간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일관되게 이러한 인식에 바탕을 두어 왔습니다.
외부적으로 나타나는 양상과는 다르게,
그동안의 원칙 있는 대북정책은
실질적으로는 상당한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평가합니다.
이제 북한도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를 모색해야 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 변화를 주의 깊게 지켜 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