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쓸까 하다가 임신중이니 결혼게시판 보다는 육아게시판이 맞는 것 같아서 여기 올립니다. 저 오늘 이 속담 실감했습니다ㅜㅜ
임신하고 입덧을 심하게 했어요 성격도 예민한 편 아니고, 식성도 완전 좋아서 막상 입덧을 시작하니 저도 신랑도 주변 사람들도 신기하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먹성은 좋은데 강제로? 못 먹게 되니까 들어가는 거라곤 과일 뿐이어서 귤 한박스를 3일 안에 먹어치우는 등등.과일 먹부림이 엄청났어요.
친정 엄마가 그거 보시곤 과일도 너무 많이 먹으면 안 좋다며 예를 들어 귤을 먹으면 아침에 하나 점심에 하나 저녁에 하나 먹어라 조언해 주셨어요. 엄마말 듣자마자 저 진짜 비웃었거든요... 그게 내 맘대로 되면 내가 과일이나 먹고 있겠냐고- 고기랑 치킨이랑 뭐랑 나 좋아하는 거 다 먹지. 엄마라도 먹는 걸로 스트레스 좀 안 주면 안 되냐고 짜증도 좀 부렸네요.
핑계 좀 대자면 임신 7개월차인 지금까지 3kg밖에 안 쪘을 정도로 입덧을 심하게 했어요. 그리고 자만도 했었죠. 일주일에 4일 이상은 헬스, 스트레칭, 수영등 나름 관리한다고 했거든요. 입덧의 마법이 풀리고 먹덧을 시작했는데 또 과일...... 하루에 세종류 정도를 꼬박 먹은 거 같아요. 거기에 단 음식은 왜 이리 땡기는지... 전 제가 아이스크림을 이렇게 잘 먹는 지 처음 알았네요.
오늘 임신당뇨 검사 결과 나왔는데, 재검이 떴어요. 수치도 어마어마해요 140까지가 정상인데 전 190이래요. 심지어 검사 전날도 과일+아이스크림+초콜릿 파티 했어요. 재검 받으러 오라는 전화 받고 계속 친정엄마 말씀만 떠올랐어요. 아침에 귤 하나, 점심에 귤 하나, 저녁에 귤 하나.... 엄마는 이런 일 있을까봐 저 걱정해서 해주신 말인데, 그냥 잔소리로 듣다니....오만했어요. 엄청 반성하고 있어요.
재검날까지 몸 잘 추스려서 씩씩하게 검사 받겠지만, 오늘의 이 기분, 이 죄스러움, 아기에 대한 미안함은 못 잊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