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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의경 얘기가 많길래
게시물ID : sisa_1416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연.
추천 : 1/3
조회수 : 22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11/27 21:10:17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거, 군필자로서 이해합니다. 그러니까 욕하지 말아달라는 것도 이해합니다.
다만... 전의경 잘못이 아니라는 말은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전 입대하기전에 후임들 갈구는 짓은 절대로 하지말자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서로 동등한 사이에 욕하는 건 사안에 따라 판단할 문제지만, 군대의 상하관계 속에서 욕하는 건 일방적 폭력일 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뭔 개소리를 하던 간에 후임은 찍소리도 못하고, 혹시나 대들었다간 항명인데(물론 병사간에는 항명이 성립하지 않지만, 어떤 느낌으로 한 말인지는 다들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이런거 정말 싫어하거든요. 권력관계에서 위에 서있는 사람은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원칙이니까요.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애들을 세차게 갈구지않고 말로 해결하려고 하다보면 위에서 거센 갈굼이 내려오고... 결국 상병 몇달차에 후임들 집합해서 갈궜습니다.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요.

그리고 지금은 반성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었건 어쩌건 간에 제가 했던게 결국 일방적 폭력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거든요.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잘못은 잘못입니다. 그게 잘못된 행동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다음에 어쩔 수 없었다는 사실을 얘기하는 게 순서입니다.

어쩔 수 없다는 게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정상참작이 될 뿐이죠.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하는 성인이라면, 단순한 어쩔 수 없다를 넘어서 어쩔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잘못된 행동이었다는 사실을 다시한 번 되새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게 안되면 어쩔 수 없다를 넘어서, 그 행동자체가 옳았다고 생각하는 경우까지 생기거든요. 군생활 하면서는 정신건강을 위해 그렇게 합리화해도 말 그대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전역한지 1년이 넘었는데도 그렇게 말하고 다니면... 정말 무섭죠. (쓰고 싶은 표현이 참 많은데 불필요한 논란을 줄이기위해 자제.)

물론 어쩔 수 없다에서 정당화로 넘어가는게 논리의 비약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인간의 자기합리화 능력과 그걸 필연적으로 쓸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군대의 환경을 간과한 얘기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당한 폭력을 행사하고 합리화하는 과정을 거치죠. 그리고 현실이 그런 만큼, 전의경이 뭔 잘못이냐는 말은 깊은 의미가 없었다해도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어쩔 수 없으니 까지말라는 말은 이해하고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반성하는 모습도 없이 당당해질 문제는 아니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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