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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천국] 다시 읽기-part35.
게시물ID : comics_221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서상훈
추천 : 1
조회수 : 65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5/30 13: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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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태 기자는 조 원장에게서 '지친 중년'의 모습과 '광기 어린 독재자'의

모습을 동시에 발견합니다. 이것은 두 가지 사실을 시사합니다.


1. 독재자도 권력을 잃으면 우리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변한다.

2. 하지만 다시 권력을 쥐게 되면, 언제라도 과거의 독재자로 부활한다.


조 원장은 간척공사를 시작하면서부터 가족과 떨어져 살았습니다.

지금도 가족과 헤어져 혼자 소록도로 돌아와 있습니다.

즉, 지금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오로지 동상에 대한 욕망만을 쫓고 있습니다.


344 페이지에서 이정태는 이렇게 말합니다.


'어느 잡지에 원장님과 이 섬사람들의 이야기를 쓴 적이 있었지요.'


이것은 예전에 잠시 언급되었던 이규태 씨의 글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당시 <신동아>에 연재되고 있던 이 소설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어서 이정태는 장황하게 자신의 괴로움을 토로하다가,


'전 원장님 개인만은 구해드리고 싶었다는 말씀입니다.'


라고 말하는데, 저는 여기에 (조백헌의 모델이 된) 조창원 원장에 대해

작가가 가진 미안함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기존의 해석에서는 이정태 기자를 이규태 씨와 연결시키지만

저는 작가인 이청준 씨와 연결시킵니다.

즉, 자신의 대리인인 이정태를 내세워 조창원의 대리인인 조백헌에게 간접적으로

미안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345 페이지에서 조 원장의 태도를 보면, 그는 지금도 간척공사가

실패라고 인정하지 않는 듯 합니다.


독재를 다룬 소설에서는 보통 독재자의 처절한 몰락으로 끝을 맺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은 2부에서 끝나지 않고, 몰락한 독재자가 미완성의 욕망 때문에

새로운 사회에서 잠재적인 위험요소로 자리잡게 되는 과정까지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록 3부에 와서 소설이 많이 관념적으로 변했고, 또 그 때문에

내용도 많이 어려워졌지만 개인적으로는 바로 이 3부 때문에 명작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조 원장은 섬을 다시 과거로 되돌릴 기회만 노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단 한 번이라도 권력을 쥐고 동상에 대한 욕망을 품은 자는

끔찍한 실패를 겪은 후에도 그 욕망을 버리지 못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런 불행을 막으려면 지배자 한 사람의 인성에 기댈 것이 아니라

시스템적인 감시가 필요하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인 것 같습니다.

이것은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 1부의 감시자인 이상욱과 3부의 감시자인

이정태가 함께 문틈으로 조 원장을 훔쳐보는 모습으로 구체화됩니다.

출처 http://blog.naver.com/megado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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