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倫어긴 20대 휴학생에 `극형' 무분별한 카드 사용이 禍 불러(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자신의 카드빚을 갚아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할머니와 어머니를 목졸라 숨지게 한 뒤 나머지 가족들마저 살해하려한 비정한 20대청년에게 법원이 극형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전봉진 부장판사)는 자신의 할머니와 어머니를 숨지게하고 아버지와 형까지 살해하려한 혐의(존속살해 등)로 구속기소된 모대학 휴학생김모(23)씨에 대해 지난 13일 원심대로 사형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2남중 둘째로 태어난 김씨는 고등학교 때까지 줄곧 우수한 성적을 유지, 모 대학 연극영화과에 입학하는 등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2000년 2월 미팅을 통해여자친구 조모씨를 만난 뒤 신용카드를 마구 써댄 것이 화근이었다. 김씨 아버지는 개인연금 저축까지 해약하며 김씨의 카드빚 3천500만원을 갚아줬지만 김씨는 재차 카드를 발급받았고 2002년 11월께 김씨와 조씨의 카드빚은 7천만원에 달했으며 이중 김씨 빚은 2천여만원에 달했다. 카드빚으로 인한 갈등 때문에 2002년 10월 가출, 고시원을 전전하던 김씨는 작년 6월 초순께 집에 들렀다가 `아버지가 자식보다 사회적 체면을 더 중하게 여긴다'는 자신의 말에 어머니가 나무란다는 이유로 짐승만도 못한 범행을 시작했다. 김씨는 50세에 가까운 어머니를 목조른 뒤 베개로 얼굴을 누르기까지 했으며,이어 작은방에서 부채를 부치고 있던 할머니마저 같은 방법으로 숨지게 했다. 김씨는 한시간 후 집에 들어서는 형에게 15차례나 칼을 휘둘러 `살려달라'는 형을 거실 바닥에 방치한 채 이번에는 아버지를 기다렸다. 다시 1시간쯤 뒤 귀가하는 아버지에게 현관문을 열어줬지만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아버지가 머뭇거리며 도망치자 김씨는 "아버지가 오지 않으면 형이 죽을지도 몰라요"라며 협박까지 했다. 김씨는 여자친구에게 e-메일을 보내 "오늘 식구들 작업했다가 실패했어"라는 말을 남기는가 하면, 형에게 보낸 e-메일에서도 "형을 죽인다고 해도 아버지가 도망갔어"라며 적반하장격 모습까지 보였다. 범행후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던 김씨는 낮에는 아파트 공원을, 밤에는 PC방에서시간을 보내다 체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무분별한 신용카드 사용으로 자초한 경제적 위기를 부모에게 떠넘기다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결과는 피고인의 가족 전체를 소멸시킬 만큼 참혹함에도 참회의 정이 엿보이지 않아 극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항소심 선고직후 대법원에 상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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