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수집-083] <대통령을 위한 과학 에세이>

1) 진정한 선진국은 가치를 팔아 돈을 버는 나라다.

우리는 그런 가치를 캐내려 하기보다는 자동차와 반도체를 판 돈으로 그 모든 가치를 살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 건 아닐까?

나는 돈으로 사들이는 허상 같은 선진국보다는 대한민국이 진정한 '문명국가'로 거듭나는 것이 훨씬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11쪽)

2) 한 사회가 문명화된 곳이라고 자부하려면 인간과 자연을 바라보는 독자적이고 자생적인 통찰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11쪽)

3) 영화든 드라마든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콘텐츠이고 그 핵심은 스토리일 수밖에 없다.

이 스토리는 '생산'되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담당하는 분야가 바로 자연과학과 인문학으로 대변되는 기초학문이다. (74쪽)

4) 기초과학이나 기초인문학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회가 어떤 스토리를 생산해낼 능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요즘 같은 세상에는 그것이 곧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 (75쪽)

5) 지난 반세기 동안 정부는 줄기차게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강조해왔지만,

정작 북한의 위협을 과학적이고 효과적으로 막아내기 위해서 무엇을 했던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192쪽)

6) 우리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 먹거리를 이 땅에 들여놓지 않고 안전하게 마음 놓고 인간답게 살 기본권을 가지고 있다. (269쪽)

7) 과학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연구하는 자연법칙처럼 이 세상도 그렇게 원칙들이 지켜지면서 돌아가리라고 기대하기 마련이다. (26쪽)

8) 과학이란 무슨 공식이나 단편적인 지식들의 총합만을 말하는 도구가 아니다. 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과학적인 사고방식'이다.

근대화와 계몽의 시대를 겪지 못한 탓에 우리는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를 일상 생활 속에서 적용하고 체화하는 기회를 갖지 못했다. (138쪽)

9) 이론이나 법칙은 그것이 적용되는 제한조건들이 있게 마련이다. (101쪽)

10) 좋은 모형을 잘 만들기만 한다면 논의의 핵심을 보다 생산적인 방향으로 돌릴 수 있다. (205쪽)

11) 사회 현안들을 의미 있게 정량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와의 각종 협상에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확보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205쪽)

12) 현실을 모사하기 위해 모형을 만들고 이를 통해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자료를 모아 새로운 정보를 얻고자 한다면 정량화는 피할 수 없다.

문제는 정량화 과정이 얼마나 믿을 만한가, 현실과 얼마나 가까운가, 전반적인 체계가 논리적인 일관성을 얼마나 유지하고 있는가 하는 점들이다.

이는 과학적 분석의 과정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188쪽)

13) 시스템으로 환원되지 않는 인간의 자율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매우 중요한 요소로서 시스템에 반영한다는 것은 무척 어렵다.

그것은 인간 자체에 대한 깊은 통찰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63쪽)

14) 제도가 모든 이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득을 보는 쪽과 불이익을 당하는 쪽이 너무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게 조절되어야 한다. (264쪽)

15) 법과 제도와 온갖 사회적 협약들은 당연히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과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작동해야만 한다. (269쪽)

16) 인류의 문명사는 자연이 인류에 짊어지운 한계를 하나씩 극복해온 역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221쪽)

17) 운명을 극복할 것이라면 방법을 찾아야 한다. (12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