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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창덕궁에서 감사했습니다. 커플이시니 오유는 안하시겠죠?
게시물ID : freeboard_5555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사미카
추천 : 3
조회수 : 35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11/29 17:42:19
 궁궐 통합 관람권을 구입 후 기한이 내일까지라 오늘 방문하지 못한 창덕궁의 후원과 창경궁에 가기를 마음 먹었다. 

너무 일찍 집을 나온 바람에 창덕궁엔 못들어가고 인사동으로 해서 종로로 내려갔다가 다시 조계사 쪽으로 올라왔다. 

9시10분쯤 입장하여 해설사를 기다렸다. 조금씩 가랑비가 내리고 한국사람이라곤 나 밖에 없는 듯 했다. 
... 
해설사분이 마지막 방송을 내보낼때에도 한국사람은 없었다. 안내할 사람이 한 사람 밖에 없으면 어떻게 하나...

해설사분이 두분 이상 안내해 드립니다 라고 하면 응석부릴 참이었다. 하지만 해설사는 "오늘은 외국사람만 많이 오셨네요."

겸연쩍게 웃으시고 친절히 해설을 시작했다. 이른 아침엔 흐리긴 했지만 비가 오지 않았던 터라 우산을 준비하지 못했다.

결국 1:1 맨투맨 가이드에 우산까지 씌워주시고 해설해 주셨다. 이런 추억 다시 없을 거다. 

일본인관광객이 90%이상이었는데 어떤 일본어 관광가이드 분이 "카시키리다네"(대절. 전세. 통째로 가게를 빌리는 것. 주로 버스에 많이들 쓴다)

라며 기분좋은 비아냥을 던졌다. 한 시간동안 쉬지도 않으시고 친절하고 깊은 배려심으로 해설해 주시고 손을 위로 번쩍 올려 우산을 씌워주셨다.

너무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후원까지 바래다 주셨다. 아쉽지만 이때부터 나는 우산이 또 없다. 그 분도 우산이 하나 밖에 없었고 

마침 비가 그치는 듯했기 때문에 20분후에 시작할 후원 해설 시간에는 비가 그치기를 기원했다.

30분이 되어서 후원 관람이 시작되었는데 비는 멈추지 않았다. 이미 입장해서 5분이 지나니 더욱 거세어 졌다. 5천원의 거금을 그냥 포기 할 순 없었다.
(눈물이 날라고 함ㅋ)

집에가면 옷을 빨아야지 생각했다. 최대한 비 맞는 양을 줄여보고자 해설사로 부터 뒤쪽으로 멀찌감치 떨어져서 나무 밑에 혼자 자리 잡았는데

다급하게 "선생님 혼자 가시면 안되요!" 라고 하셨다. 이 곳은 자유관람이 되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비 좀 덜 맞으려구요. 어디 안가고 여기에 있을게요." 라고 해설사를 안정시키듯 말했다. 

아침에 메트로 조간신문을 보면서 택견이 쿵후를 제치고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 된 데에 기뻐했는데

지금은 나의 임시 우산이 되어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속으로 '빨리 이동하자구요'를 몇 번이나 외쳤는지 모른다.

개략적인 해설을 끝내시고 본격적으로 후원에 입장하는데 뒤에서 연인으로 보이는 남녀 중 여성분이 "저기요. 이거 쓰시면 되세요" 라고했다.

아.. 눈물난다. 게다가 "되요" 도 아니고 "되세요" 라는 말은 사람 대하는 일도 해봤을 것이다라고 추측하게 하였다.

아무리 봐도 남자친구나 본인이나 20~21살쯤 앳되어 보였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로 해보았겠지 생각했다.

연신 감사하다고 예의를 갖추고 아직 잎새가 남아있는 나무나 지붕밑을 찾지 않아도 되는 부담감에서 자유로워져 기분이 좋아졌다.

근처에 매점이 있길래 커피 2잔을 사다 드렸다. 그 연인도 감사해하셨다. 만약 마음만으로 나에게 빌려드리고 싶었다 라면 나는 계속 비 맞으며

관람했을지도 모른다. 역시 표현하고 행동해야 한다. 아니면 상대방은 모를 수 밖에 없다.

관람을 마치고 우산을 돌려드리고 창덕궁 옆에 매점에서 우산 하나를 사고 커피하나를 또 샀다. 오전에 고생하신 해설사 분을 위해서다.

재입장후 너무너무 감사했다며 커피를 건네드리고 서로 인사하고 헤어졌다.



- 비오는데 우산 안갖고 와서 낙담하고, 혼자여서 문화해설사에게 해설안내를 못받을 줄 알았는데 너무 친절하게 안내해 주셔서 기분짜응~!! 우산도 씌워주시고 흐엉엉ㅜ
- 마음씨 착한 연인이 혼자 비맞고 있는 나를 긍휼이 여겨 우산을 빌려주셔서 기분좋게 관람 기분짜응~!!
- 정말 가슴깊이 감사한데 다 표현 못한거 같아서 아쉬워서 글로 남김. 배고파서 밥먹을 거임~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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