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런 말들 하잖어
가슴에 비수를 꽂는 말이라던가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것처럼 아프다던가...
이게 뭔말인고 했는데
당해보니 알겠더고만.
진짜 가슴에 비수를 꽂는 기분이드라고.
뭔 일이였냐믄..
...내가 정숙이 그 가시내한테 좀 모질게 굴었던거 알제?
내 딸년이지만 좀 잘났는가 그년이?
쫌만 하면 서울도 가서 장성할 년이
게을러서 대충하니까 씅나서 그랬제 뭐...
그래서 나가 그 가시내 한테 좀 뭐라 했제.
기억은 잘 안나는디
뭐 그냥 열심히좀 하라 그랬던 거 가터...
아 그래. 내 잘못이제. 그 맘여린 가스나 쫌만 보듬어 줄것을
괜히 초조한 맴에 옆에서 보챘지. 내 잘못이여.
그 가스나가 울컥했는지 한마디 하더라고.
"아빠는 그만좀 해라! 나 열심히 하는거 안보이나?!"
목소리 탁 째져갖고 나한테 말대꾸 하대.
그라가꼬 나가 이 쌍놈의 가스나 어디서 말대꾸 하노? 이람서 몽둥이를 찾는디
가시나 울기 시작하대.
그라드만 이라드라
"아빠 이럴거면 나 왜 낳았는데! 나가 공부할라고 태어났나?! 나 왜 낳았는데! 걍 지우지 왜 낳았냐고!"
허 참.....
말대꾸 한거이 맘에 안드가가 한대 줘 팰라 했드만
저래 말하는데 애비로써 으째 패겄는가.
그래서 그냥 냅두고 방에 들어가라 이런께 지방 문 뿌실듯이 닫고 드가드라.
근디 그러고 나서 아침에 밥먹으라고 정숙아 밥묵어라 불른디 조용~하대.
방 드가본께.....
짐 싸서 날랐드라. 편지 한 장 써놓고.
불행 했다 카드라. 내 딸 이라서 불행했대.
....
읽는데 눈 앞이 시려와 가꼬....
찾으러 나갈라다가
내랑 살고 내가 지 애비인게 불행하다 그러는데
잡아서 뭐할껀가 싶드라.
집 드와서 내 얼굴보고 또 살믄 아 불행할꺼 아니가.
그렇다고 집나간 딸년 안찾을 수도 없고....
그냥 나도, 내 입장에서는, 잘 해준다고 한건데
아가 불행하다 안하나.....
뭘 어째야 할지 모르것서가지고
담배 피다 일단 밖으로 나왔는데
가슴이 미어지드라.... 미어져.........
아가...... 내때문에 불행했다 한다......
불행 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