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째...
그룹은 네 명이었고, 전부 굶주려있었다.
그중에 요리사 아저씨와 음악 전공한 동생은 며칠 전 밴딧으로 부터 쉘터를 지키다가 부상까지 입고 있었다.
병원에서 훔쳐온 붕대가 있었지만, 전쟁통에 황금과도 같은 붕대를 쉽게 사용할 수는 없었다. 이것으로 분명 음식을 구할 수 있으리라...
그날 밤. 달리기에 자신 있었던 축구선수는 굳게다문 입술로 하나 뿐인 나이프를 집어 들고 나갔고..
.... 아침이 되어서도 돌아오지 않았다..
요리사 아저씨와 음악 전공한 동생은.. 끝없는 굶주림과 악화된 상처때문에 그가 돌아오지 않은 지난 밤에 침대에서 고요한 죽음을 맞이 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침대를 찾아갔던 그녀의 멘탈은 온전히 깨어졌으며.. 그저 바닥에 주저 앉아있는 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몇 시간이 흘렀을까. 음식을 구하러 갔던 그가 돌아왔고,
죽은듯 가만히 있던 그녀의 시선을 느꼈는지, 손에 있던 나이프를 황급히 뒤로 숨겼지만, 검붉은 무언가가 묻어있는 것이 그녀 눈에 띄었다.
그가 메고갔던 빈 가방 속에는 고기와 야채가 가득했고, 누군가가 사용한 듯한 산탄총과 총알이 들어있었다.
그녀는 일어서서 움직일만한 정신상태가 아니었고, 이것은 그 역시 그랬다. 둘은 멀찍이 떨어져서 바닥에 주저 앉아있는 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잔인한 밤이 다시 찾아왔다.. 둘은 둘이 숨을거둔 침대에 누워 밤을 맞이했고.
그날 밤 그녀 혼자만을 쉘터에 남겨둔채 그는 조용히 밖으로 떠났다.
그녀는 홀로 남겨졌고, 그가 남겨놓고 떠난 음식들과 함께 하나 남은 술을 마시고 깊은 잠이 들었다... 조용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