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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예쁜 여자]
게시물ID : readers_222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코필드
추천 : 4
조회수 : 338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10/21 17: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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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다.

내 외모부터 설명하는게 맞는것 같으니까 일단 내 외모부터 설명을 해줄게.



난 못생겼고, 뚱뚱해.

이게 다야. 뭐 어떻게 못생겼냐 묻는다면 설명할거야 많지.

여드름도 많고, 눈도 작고, 코도 낮고...

암튼 외모때문에 길가다 욕먹은 적이 한두번이 아닐정도로 외모가 좋지는 않아.


이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ㅎㅎ


근데 나한테도 딱 한군데 예쁜데가 있어.

발! 발이야.


아무리 봐도 난 태생은 날씬한 아이인지

발목이 참 가는데

발은 더 그래.


발이 예쁘다고 하면 이해가 잘 안가려나?


그냥 발이 예뻐. 하얗고.

운동을 안해서 그런지 아기 발 같아.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발만큼은 김태희 발보다 예쁠걸?


그래서 가끔 양말을 벗고 있을때면 사람들이 너 발은 되게 작다, 예쁘다 등등을 이야기 하고 가.

어깨가 올라가고 콧대가 치솟지.


음. 아무튼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나는 다른데는 다 못생겼지만 발은 예쁜 여자야.



근데 이건 과거형이고,

사실 일주일 전에 발을 잘라냈어.


나도 잘 기억이 안나. 교통사고가 났는데

발이 어떻게 하다가 어떻게 다쳤는지는 몰라도

잘라내야 한다고 의사가 말하더라.

지금은 발이지만 나중에는 무릎위까지 잘라야 할 수도 있대.


어쩌겠어.

울며불며 다른 방법은 없냐 했지만

안그러면 내 몸 전체가 썩어들어 간다는데.


응. 그렇게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발들은 잘려나갔어.

이제는 민둥한 살덩이 끝만이 존재하지.


내가 제일 사랑했던 나의 한 부분이 떠나가고 나니

기분이 싱숭생숭, 아니, 우울하더라.


나에게 딱 하나 있는 예쁜 아이였는데.

그때 집에나 박혀있을 걸, 하고 후회가 되기도 하고...




다음 생에는

발만 예쁘지 않고 다른 모든 것들도 예쁜 여자로 태어나고 싶어.

그럼 발이 없어져도 이렇게 슬프진 않을거 아니야.




점점 정신이 몽롱하다.

쇳냄새가 지독해.

민둥한 내 다리가 발간 물에 잠겨있으니 뭔가 징그럽다. 하하.



내 얘기 들어줘서 고마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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