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우산이 뒤집혔다
되돌리려 안간힘 쓰다
그만 우산살이 죄다 부러진다
고치는 법도,
그대로 두는 법도
모르기에 완전히 망가뜨리는 것
그것만이 너를 내려놓을
유일한 방법이었다
손을 놓아버리자
비로소 하늘의 것이
온전히 나를 적신다
내 위로 쏟아지는
시린 눈동자들이
끝자락마다 방울방울 맺힌다
젖을수록 악취가 심해진다
끝내 버리지 못한 욕망과
허황된 망상이
나를 최악으로 이끈다
누군가에게 나는
그만 버리고 싶은
맛없는 음식일 뿐이다
나의 끝마다 매달린
빗방울들에 온몸이 떨린다
곧 내게 올 고열이 두렵다
이제 기대지도 기대하지도 않기에
새 우산따위는 필요치 않다
한없이 작은 나를
흠뻑 적시고도 그칠줄 모르는
세상의 비난을 그대로 맞고 서있다
책게가 있는지 몰랐네요~!^^
예전에 써놨던 허접 시 하나 올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