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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짝사랑을 끝내.
게시물ID : humorbest_2227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대아는가
추천 : 21
조회수 : 1982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9/01/15 14:35:51
원본글 작성시간 : 2009/01/04 02:11:45
글이 깁니다. 편지입니다. 마음을 뚫어보고자 올립니다.

어떤 동물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간은, 
사랑을 품을 수 있는 공간을 수십 개 씩 가지고 태어나요. 
그래서 사람들은 한 쪽에서 상처를 받으면 다른 한 쪽으로 달려가 위로를 받으며 
아픔을 이겨낼 수 있죠.
하지만 세상에는 한 사람만을 위해 공간을 열어둔 사람들이 있어요.
상처를 받아도 어디론가 뛰어가서 위로를 받을 수 없어서 끊임없이 아파하죠.
여러 사랑을 받으면서 행복하기를 바라는 조물주의 뜻을 거역해서 그런건가봐요.
한 사람을 위해 한 공간만 열어둔 사람은 끊임없이 아파하면서도 
이상하게도 끝내 마음을 닫지 못해요.
.
.
하지만 전 끝내보려고요.  
그래서 편지를 써요. 꼭 다 읽어주세요.
제가 관심있다고 말하고 쫓아다닌지 2달이 되어가네요.
하지만 정작 두 달이나 되는 시간동안 나영씨는 "제가 어떤사람"인지 알릴 기회조차
주지 않으셨어요. 언제나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아직은... 아직은... 하며 절 피하셨죠.
저도 그런 나영씨에게 부담을 주지않고싶어서 가볍게 문자를 하면서 가끔씩
시험 공부할 때 조각케잌같은 간식이나 사드리면서 친해지려고 노력했어요.
하지만 저는요... 사정이 있어 오랫동안 기다리기 힘들어요. 2달이 지났지만 처음과 다를게 없는
지금 이 모습에 예전의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했거든요.
지금부터 제 얘기를 조금만 할께요.
저 사실 예전에 오랫동안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어요.
철없던 시절에 가졌던 약간의 호감이 시간이 지나면서 사랑이 되버린 사람이였어요.
처음 그 사람의 문을 두드릴때는 쉽게 생각했어요.
내가 그 사람을 위해준다면 그 사람도 날 소중하게 생각해 줄꺼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대 1년이 지나도록 문들 두드리니 그 때부터 손이 아파오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도 멈출 수 없었어요. 손에 상처따윈 그 사람을 얻기 위해서 감수해야되는 당연한 희생으로
느껴졌거든요. 난 손이 아픔에도 포기할 수 없을정도로 그 사람을 사랑하는구나. 라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2년이 지나니 정말 견딜 수 없이 손이 아팠어요. 그래도 역시 멈출 순 없었어요.
한번 한번 두드릴때마다 튕겨나오는 손은 이미 제 모양이 아니였지만,
"언젠가... 언젠가는 그 사람이 저 문을 열고 나와서 날 치료해 주겠지."
그 날을 생각하면서 참고 계속 두드렸어요. 상상만 해도 너무 기쁜일이였거든요.
그렇게 3년이 지나고 어느날이였어요.
사소한 일이였죠. 
약속이 그 사람의 어떤 사정으로 인해 깨져서 바람맞았던 날이였어요.
걱정이 되서 전화해서 물어봤죠. 무슨일있는거냐고.
그냥 집에 일이 있어서 못나가겠다고 하더군요. 그러곤 대충 끊으려하기에 잡아놓고 말했어요.
약속에 못나오게됬으면 정확히 무슨일 때문인지 말해줘야하는거 아니냐고
난 지금 여기까지와서 혼자 기다리는데, 못나온 이유를 정확히 말해줘야 내가 이해하지 않겠느냐고요.
화를내더군요. 그러곤 뚝 끊었어요.
평소에 싸우지 않았던것도 아니고, 항상 즐겁기만했던것도 아니였지만 그 순간 갑자기 안보이던게
보였죠.
아... 이 사람은 날 전혀 특별하게 생각하지않는구나. 이 문은 아무리 두들겨도 끝내 열리지 않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지금 껏 두드리면서 망가진 손이 눈에 들어왔어요.
다가오지도 않을 행복한 미래의 허상에 빠져서 보지못했던 손의 상처는 이미 정상이 아니였죠.
순간 두렵고 무서워졌어요. 이 문을 계속 두들기면... 손이 더 망가지게 되면
나는 이제 다른 누구의 문도 두들겨보지못하고 평생 아파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에 너무 무서웠어요.
그래서 다음 날 저 혼자 마음을 닫았어요. 좀 비참하더군요.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쇼한 기분이였어요.
그래도 그 때 느꼈던 두려움이 너무 큰 충격이였는지 후유증없이 쉽게 잊을 수 있었어요.
그게 다섯 달전 얘기예요. 손이 다시 돌아올 때 까진 누구의 문도 두드리지 않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나영씨를 보게 된거예요. 참았어요. 그러기로 마음 먹었으니까요.
처음 말을 걸었던 그날. 수업시간에 들었어요. 다음주에 종강이라고.
수업이 끝나고 저도 모르게 나영씨를 따라가서 관심있다고 말해버렸어요.
그리고 또 시작된거죠.
그러기를 2달.
사실 전 아직 손이 아물지 않았어요. 나영씨의 문을 두드리면서도 그 때처럼 두렵고 무서워요.
그래서 이번엔 오랫동안 두드리지 못하겠네요. 이번 주 일요일 12시 처음 말 걸었던 곳에서
기다릴께요. 꼭 나와주세요. 제 아픈 손... 잡아주세요. 치료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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