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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유머] 애완견이란 닉을 쓰는 동생에게.
게시물ID : humordata_2227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드레노어
추천 : 20/7
조회수 : 1011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05/02/16 00:06:57
안녕. 형은 올해 27이란다. 반말로 할께. 혹시나 기분 나쁘다면 미안하다. 형은 여자친구가 있다. 미안하다 염장이다. 그 아이를 만난지 올해 꼭 10년이구나. 17살 때 만난 아이지. 그렇다고 우리가 만나서 서로를 공유한 시간은 그렇게 길지만은 않아. 나는 미술을 전공했단다. 당연히 고등학교 시절은 고등학교보단 미술학원에 있는 시간이 많았지. 더 즐거워했고. 그때가 처음이었어. 고1 겨울. 그 사람을 만난건. 지금의 너처럼 나는 사랑의 열병에 감염됐단다. 어렸지만 나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느낄 수 있었지. 하지만 너의 경우처럼 그 아이는 심한 사춘기였어. 말이 없었지. (물론 지금은 수다꾼이 다 돼었단다.) 관심표현조차 하지 않고, 한 두달에 한번씩 만나서 데이트 하는 게 다였어. 너처럼 더 괴로운 건 매일같이 그 아이를 4시간 내내 봐야한다는 것이었지. 그래도 꿋꿋히 좋아해서 결국은 대학교 시절 사귀는 것처럼 - 표면적으로는 - 되었단다. 하지만 변한 건 없었어. 마찬가지였지. 한두달에 한번씩 만나는.. 전화도 없었단다. 그리고 형은 군대엘 가고, 일병을 달던 달에 헤어지자는 편지를 받았어. 그 아이에게서 군대시절 받은 처음이자 마지막 편지였지. 그 고통은 이루어말할 수가 없었단다. 형은 사춘기가 참 길었어. 23살 여름이 식어갈 무렵, 내 광기 - 표현이 우습다만 -도 식어갔지. 나는 기다렸어. 그 아이를.. 병장시절 내내 매일 같이 그 아이 전화번호를 끝까지 누르지 못하고 전화를 끊어버리면서 씁슬해 했었단다. 결국 못 참고 제대 두 달전에 연락을 했어. 이미 잊었다 생각했던 감정들이 휴화산이 폭발하듯 북받쳐 올랐단다. 나도 신기할 정도로. 제대 하고 두달을 고민하다 만난 그 아이는 변해있었어. 그리고 내 여자가 되었지. 지금 사귀면서 서로 잘못도 많이 하고 괴로움도 많았지만, 난 여전히 그 아이를 사랑해. 연애라는 거,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지 않냐. 형은 지금 또 유학을 준비하고 있단다. 곧 그 아이와 떨어져 있어야할 시간이 올거야. 대충 이래. 형 얘기는 너에게 대쉬를 해라, 그냥 잊어라, 뭐 등등 다 쓸데 없는 소리야. 니 마음이 무엇을 얘기하는지 귀 귀울여봐. 그리고 선택해라. 언제나 인생은 선택의 문제이지, 운의 문제가 아니지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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