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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사태와 소름끼치도록 닮은 영화 괴물
게시물ID : sewol_222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붜라돌이
추천 : 19
조회수 : 894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4/04/29 21:26:40

세월호 사건 이후 직접 쓴 리뷰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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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보호해 주지 못하는 국가 아래서 자신의 아이를 구하기 위해 

힘 없는 가족들이 직접 나서는 이야기 괴물...

 

한강에서 작은 매점을 운영하는 강두와 희봉, 젊은 시절 민주화 운동으로 찍혀 

취직도 못하는 백수 남일... 화살 하나에도 주저함이 많은 양궁선수 남주 

그리고 강두의 평범한 중학생 딸 현서의 모습들은 서민들의 자화상이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사건의 전개와 그것에 대응하는 이 사회의 대처와 반응들은

이번 세월호 사건과 소름끼치도록 닮아 있다. 이렇게 정확하고 디테일하게 사회를

꿰뚫어 본 영화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그런 의미에서 그것은 과거에서 보내 

온 현 사회에 대한 경고문이기도 했다.

 

 


 

1.사건은 예고된 인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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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오프닝은 알다시피 미군이 독극물을 한강에 방류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한국인 의사는 규정상 독극물 방류는 안된다고 반대하지만 미국인 의사는 코웃음치듯

명령한다. 한국 내에서 입김을 낼 수 있는 자들로서 미군은 시민들의 생명에 직결되는 

규칙과 원칙들을 자신들의 이기심으로 대체한다. 정상적인 폐기방법은 돈이 들기 때문이다.

특정 집단의 이윤 앞에서 사람의 생명은 저울질 당하고 그렇게 버려진다.

 

 

 2.사건이 일어난 뒤에도 시민들은 방치되었다.(무너져 버린 사회의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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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한강 한복판이다. 시간은 많은 시민들이 한강 둔치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는 휴일 오후...

그 순간 갑자기 한강물에서 튀어나온 괴물이 사람들을 덮치고 시민들은 그 괴물을 피해 혼비백산하여

도망치기에 여념이 없다. 그 장면이 10분가량 이어진다. 그 동안 사람들은 잡아먹히고 치여 죽는다.

공포스런 시간동안 서로를 도와줄 사람은 오직 총 한자루 없는 힘없는 시민들이다.

감독이 이 장면을 통해 보여준 것은 극단적이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목격하고 있는 재난의 

순간에서도 시민들의 목숨은 마치 콜롯세움 안에 사자에게 던져진 희생량처럼 방치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이 사회는 재난을 예방하지도 못할 뿐더러 재난 순간에서도 그들을 보호해 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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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명의 아이들 역시 구조 첫날 방치되어 있었다. 시각을 다퉈야할 구조 첫날 해경은 늦장대응했고

제대로 된 지휘 본부 체계 없이 배안에 갇힌 학생들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국민을 지켜야할 사회의 

시스템은 무너져 내린 벽처럼 붕괴되어 있었다.

 

3.언론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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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서가 괴물에게 끌려간 뒤 분향소에서 가족들이 오열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그 뒤로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대는 기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소위 기레기라는 말이 있다.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로 자기의 욕심을 위해 비인간적인적 기자들의 행태를 꼬집는 말이다. 그 말이 사람들에게

널리 쓰인다는 것은 오늘날 언론이 약자의 슬픔에 공감하지 못하다라는 반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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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명단에 오른 유족에게 지금 심정이 어떻느냐고 묻는 기자들은 최소한으로 지켜야

할 인간성 마저도 자신과 집단의 이기심을 위해 서슴치 않고 버렸다.

 

 

4.약자의 생명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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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강두는 현서로 부터 걸려온 전화 통화를 듣는다. 그리고 죽은 줄만 알았던 현서가 
한강 하수구 어딘가에 살아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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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실을 전해들은 가족들은 담당 경찰에게 생존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으니 위치추적을 요청하지만

경찰은 위치추적은 "아무나" 해줄 수 있는게 아니라며 사실여부조차 확인해 보려고 하지 않는다.

"아무나"라는 말에 남일은 분노한다. 힘이 없는 약자는 이 사회에서 아무나 일 뿐이다.

국가라는 영토 안에 함께 살고 있지만 마치 남의 일인것처럼 소외되고

힘 없고 하찮은 아무나가 할 수 있는 일은 분노 외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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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사고가 일어난 다음날 17일 진도 체육관을 방문했을 때 한 유가족이 

배에 탄 자식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며 유가족들 사이에서 고함이 터져나왔다. 

그 때 정부를 대표하는 그녀의 태도는 명확했다. 그 외침소리가 울려퍼지자 마자 등을

돌려 서둘려 연단에서 빠져나왔다. 사람들 사이에서 배 안의 아이들이 살아있다며 구조를 

요청하는 소리가 커졌지만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실은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채

유족들을 위해 직접 찾아간 단호한 지도자의 이미지로 포장되었다.

 


5.구조와 안보가 직결된 상황마저도 돈을 위한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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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두 가족이 병원에서 탈출하여 방역업체 인냥 위장을 하고 검문소를 통과하는 장면이 있다.

그때 검문을 담당한 공무원이 이들을 뒤늦게 합류한 민간방역 업체로 오인하고 뒷돈을 요구하는

한다. 안보와 직결된 상황에서도 상단과 말단의 시스템은 자신들의 알량한 이익을 위해

더러운 커넥션을 맺는다. 오히려 시민들이 죽어가는 위기의 순간은 그들에게는 한몫 챙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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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딘이라는 업체가 현사태의 특혜수색으로 논란이 되었다. 이후 이 업체는 사고를 낸 청해진 해운과

계약업체 였고 지난 천안함 사건 때 제대로 된 구조 성과도 없이 수십억을 받은 업체였다.

그리고 사건이 터진 일주일 뒤에 이 업체가 이번에도 정부와 계약을 맺은 사실이 확인되었다.

민간 잠수부의 최초 시신인양 성과를 가로챘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수색 작업에 방해된다며 해경은

언딘 이외의 다른 바지선을 진입을 막기도 했었다. 배 안에서 학생이 살아있었을지도 모를 그 순간에...

 

 

충분히 살릴 수 있었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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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자식을 구하기 위해 강두 가족들이 직접 나섰지만 현서는 시신되어 돌아온다.

국가가 나서서 보호해줬다면 어쩌면 살 수 있었던 아이들... 

 

감독은 마치 이 사고를 모조리 예상이라도 하고 시나리오를 쓴 것처럼 소름끼도록 정밀하게 장면

하나 하나를 그려 나간다. 그래서 인지 영화 괴물에서 드러난 사회의 축소판은 세월호 사건이 

시사하는 바와 동일하다. 약자라면 분노하라... 이 사회는 당신네들을 저버렸기 때문이다.

 

그 사실에 분노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당신이 "미개하지 않은" 강자이거나 

정말 말 그대로 "미개한" 약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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