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을 어느 게시판에서 할지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그나마 이 곳이 가장 부합하는 곳 같아서 여기에 써 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런 현상? 혹은 심리? 를 정의하는 용어나 학계에서 정의하는 개념이 있는지를 여쭈어보고 싶습니다.
다른 분들은 차치하고 일단 저로서는 어릴 때 부터 너무 조용한 장소에서는 공부나 독서에 집중이 힘들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독서실, 학교 자습시간, 집 모두 공부를 했었는데 대부분 집중이 오래 안됐구요.
특히 수학 문제를 풀 때엔 반드시 mp3로 이어폰을 꼽고 음악을 들으면서 문제를 풀어야 집중이 잘 됐습니다.
반면에 문학이나 외국어, 사회 과목들은 음악을 들으면 오히려 집중이 안됐고 반대로 조용한 환경에서 집중이 잘 됐구요.
그러다가 대학에 오게 되면서 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공부/독서 이 두가지가 반드시 꼭 해야만 한다, 이렇게 목적을 정해놓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제 일상의 일부가 될 정도로 당연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무렵부터 카페에서 책을 보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처음에는 호기심이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카페에서 공부를 하면 집중이 잘되나 궁금한 마음에 시작하게 됐는데
정말로 집중이 잘되더라구요. 주변에 사람들의 대화 소리, 도로변에서 들어오는 각종 소음들, 카페 내 dp용 음악소리들까지
혼잡한 와중에도 집중이 오히려 집에서 독서를 할 때보다 잘 된다는걸 알게 되었어요.
그 다음부터 저는 카페 뿐 아니라 대중교통. 출퇴근 버스를 타고 오갈때나 지하철로 이동할 때에도 책을 읽곤 하는데
집중이 너무 잘됩니다. 카페, 버스, 지하철 이 세 곳이 제 방 책상에 앉아서 책을 읽을 때보다 집중이 잘 되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4년차가 되었는데
오히려 대학 생활 때보다도 한달에 읽는 책의 권수가 늘었습니다. 지난달에는 책값으로만 40만원을 지출했고
이번달에만 6권의 책을 새로 구입했습니다. 집에서 틈틈이 읽다가 어느 하루 날을 잡고 카페에서 집중해서 읽을 생각 하고 있구요.
행간에서는 관심종자, 허세 기타 등등의 이유로 소위 저같은 카공족들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고
언론이나 그 외 매체에서도 카페에서 테이블 하나를 잡고 오랫동안 앉아 있는 것이 옳은가 나쁜가의 도덕/규범 대립으로만 몰고가는데
제 글의 의도는 이런 논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왜 저같은 사람들이 조용한 환경이 아니라
적당히 소음이 있고 어수선한 환경에서 더 집중이 잘 되는 것인지 궁금한 것이고, 정말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이
집중에 영향을 준다면 이와 관련한 심리학 연구 사례나 실험 사례가 있는지 여쭈어보고 싶은 겁니다..
몇 년 전에 인터넷으로 이와 관련한 내용으로 검색을 해보았는데
일단 카페의 소음이 흔히 집중력을 키워준다고 알려진 '백색소음'은 아니라고 합니다. 백색소음이 집중력에 영향을 주는 것은 맞지만
카페나 그 외 생활환경에서 들리는 소음은 백색소음이 아니기 때문에 집중력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카공족' 이라는 말이 생길정도로 카페에서 공부, 독서, 혹은 개인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잖아요.
저역시도 카페에서 책만 보는 것이 아니라 노트북 챙겨가서 중요하게 집중해서 진행해야 할 프로젝트나 개인 작업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업무 효율이 너무 좋습니다.. 최근에는 지하철 안에서도 책을 읽는데 종종 내려야 할 역을 놓칠 정도로 집중이 잘됩니다..
집에서는 잘 안되는데 말이에요.. 심지어 더 조용하고 주변 정리도 말끔하게 되어 있구요. 지저분하게 어지르는 성격이 아니라서
항상 물건은 제자리에 놓여 있습니다. ..
혹시 이와 관련한 심리학 용어나 이러한 현상에 대한 개념을 알고 계신 분 있으시면 답변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