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월드컵 유치, 구경만 할건가
[한겨레신문 2009.01.21 20:48:26]
[한겨레] 김경무 선임기자의 스포츠오디세이 /
오는 2월2일이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유치와 관련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각국 축구협회로부터 ‘의향서’를 받는 데드라인입니다. 두 대회 신청을 동시에 받는다고 하는데, 겨우 열흘 남짓 밖에 남지 않았네요.
그런데 2002 월드컵을 한국과 공동개최했던 일본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홈페이지를 보니, 이누카이 모토아키 일본축구협회 회장은 유치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일본은 2016년 여름올림픽 유치전에도 뛰어드는 등 국제대회 개최에 관심이 높습니다.
한국은 어떤가요? 축구협회와 대한체육회 등이 권력교체기에 있어 이런 문제는 거의 신경쓸 상황이 아닙니다. 2010년 월드컵은 남아프리카공화국, 2016년은 브라질에서 열립니다. 따라서 2018년 대회 개최권은 유럽대륙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1966년 대회를 개최했던 영국이 유력한 후보로 꼽힙니다.
2018년 월드컵 개최지가 유럽 국가로 결정된다면, 2022년 대회는 다시 아시아 쪽에서 가져갈 수 있습니다. 대륙별 순환개최 원칙 때문입니다. 중국과 일본 호주 등이 관심을 보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피파는 지난 15일 월드컵 유치가 가능한 각국 축구협회에 공문을 보내면서 이 원칙을 새삼 천명했습니다. 아프리카와 남미 국가는 2018년 대회를, 2018년 대회를 유치한 대륙의 국가는 2022년 대회를 각각 유치할 수 없다는 내용입니다.
두 대회 개최지는 2010년 12월 피파 집행위원회에서 동시에 결정될 예정입니다. 2년도 채 남지 않은 셈이지요. 피파가 월드컵 개최를 위해 내건 조건은, 최소 4만석 규모의 경기장 12개가 확보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 뼈대입니다. 개막전과 결승전을 위한 8만석 규모의 경기장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일본이 일찌감치 선수치고 나서는데 한국은 누구하나 관심을 보이는 곳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런던 정경대학 출신의 축구저널리스트인 존 듀어든이 한국을 향해 ‘한번 더 도전해볼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그는 칼럼을 통해 기존 월드컵경기장에다, 안산 와~스타디움과 고양종합운동장, 잠실주경기장 등을 활용하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증축하면 피파의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다며 ‘저렴한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더군요.
22일이면 축구인 출신 새 축구협회 회장이 탄생합니다. 시간은 촉박하지만, 2022년 월드컵 유치신청, 한번 검토해볼만한 사안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2002년 전세계를 감동시킨 ‘붉은 악마’의 함성을 2022년에 다시 들을 수 있을까요?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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