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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384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멜기덱
추천 : 1
조회수 : 61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12/03 13:22:42
비가 그친 다음 날 나는 풀냄새
일요일 아침 어지른 방을 청소하고 창문을 열 때 나는 냄새
초등학교 때 읽었던 책의 먼지를 털어내고 맡은 종이 냄새
왠지 눈길이 가는 그 사람이 지나가면 남는 냄새
한창 공부를 하고 집에 돌아오면 동네에 나던 저녁 냄새
어릴 적 어머니 무릎을 베고 잘 때 나던 냄새
옛날 생각이 나서 초등학교 운동장을 거닐 때 맡은 흙냄새
우연히 창문을 열었을 때 내리는 눈을 보고 맡은 냄새
피곤에 쩔어 쓰러졌는데 어머니가 빨아놓으신 이불에서 나는 냄새
이삿날 새집에서 시켜먹은 짜장면 냄새
처음으로 산의 정상에 올랐을 때 맡은 냄새
중학교 때 왠지 모르게 어릴 때 놀이를 해서 모두 신 나게 놀던 땀 냄새
부모님께서 혼내시고 울지 말라며 회초리 맞은 곳에 발라주시던 약 냄새
시골에 가면 할머니가 반기시며 가마솥에서 꺼내 주시던 옥수수 냄새
강가에서 놀고 나면 아버지가 구워주시던 고기 냄새
수능 날 후배가 시험 잘 보라며 준 커피 냄새
잠이 부족해서 너무 힘들 때 힘내라며 친구가 준 박카스 냄새
친구로만 생각했던 아이가 넘어져 업어줄 때 괜스레 두근거리며 맡은 냄새
첫 고백에 성공하고 나도 모르게 끌어안았을 때 나던 냄새
첫 데이트 날 처음 화장해본다며 어색하게 웃던 그녀의 화장품 냄새
강아지가 너무 귀여워 쪼르륵 내게 안길 때 맡은 냄새
고등학교 졸업식 때 교복을 벗으며 나던 냄새
졸업식 뒤풀이 하자던 친구를 먼저 보내고 텅 빈 교실 문을 열었을 때 맡은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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