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게시물ID : baby_223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카라라★
추천 : 16
조회수 : 1315회
댓글수 : 27개
등록시간 : 2017/10/30 16:18:01
이제 겨우 6개월 딸아이와 앞으로 함께 할 새털같이 많은 나날들
잘키워보겠다고 육아책 여러권 사서 틈날때마다 읽는데
영 진도가 안나가네요ㅎㅎ 읽다가 자꾸 멍하니 딴생각 하게 돼요
제 어린시절 생각이요
예를 들어 육아책에서 아이에게 이러이러한 행동과 말투는 독이 되므로 절대 해서는 안된다... 뭐 이런 구절이 나오면
어느순간 멍하니 제 어린시절의 어떤 순간을 떠올리며 우리부모님은 나한테 왜 그러셨을까... 생각하고 있는 거에요
그렇게 계속 생각을 따라가다보면 가슴이 너무 아파요
우리부모님은 남들처럼 자식한테 사랑도 주며 혼도 내가며 키우셨고 나도 평범한 가정에서 그냥저냥 적당히 사랑도 받고 혼도 나가면서 자랐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스무살 넘어 저는 저스스로를 제대로 지탱하지 못했어요 항상 그늘과 우울 불안 자기부정의식이 있었죠
육아책을 읽다보면 아이한테 절대 하지말라고 하는 것들...형제와 비교하지마라 다른집아이와 비교하지마라
우리부모님은 다 하셨거든요 공부잘하는 동갑내기 사촌과 만날때마다 비교하셨고
어린마음에 쌓인 울분이 아직도 기억나는데 그땐 그냥 부모님이 미워지는 내가 나쁘구나 했어요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 아버지 사업이 망해서 계속 살아온 정든 고향을 떠나 이사를 간다고 통보를 받았어요
그당시엔 이사가는게 너무 싫었고 친구들과 헤어지는게 너무 싫었고 진짜 그 쪼그만것이 자살해버릴까 생각들 정도로 너무 싫어서 방에 들어가 혼자 울고 있는데 어머니가 들어오셨어요
저는 저를 위로해줄줄 알았는데 엄마는 화를 내셨죠 왜우냐고...그때 너무 당황해서 아무말도 못하고 계속 울기만 하자 결국 엄마는 화만 내고 나가버리셨죠
지금 생각하면...그냥 안아주셨으면 좋았을텐데 위로해주셨으면 좋았을텐데 그날이후 마음의 어딘가가 닫혔던 것 같아요
쓸데없는 이야기는 조잘조잘 잘 늘어놓으면서도 정작 진짜 중요한 이야기는 부모님께 못하게 되었죠 내 속마음이라든가... 중학생때 학원차운행기사에게 성추행당했을때도 한마디도 못했고
새끼때부터 키운 강아지를 아버지 회사 아저씨들이 잡아먹었을때 방문을 잠그고 울부짖는 저에게 처음엔 달래다가 나중엔 적당히 하라며 화를 내시던 엄마
부모님도 내가 미워서 그런게 아니겠죠 그러면 안되는줄 모르셨겠죠
하지만 그분들의 큰딸인 저는 결과적으로 정신이 그다지 건강하지 못한 성인이 됐어요
항상 내탓하고 살았어요 난 왜이리 못나게 태어났지... 난 왜 밝게 긍정적으로 사고하지 못할까
육아책을 읽으면서 자꾸 내 부모님이 나한테 안그랬다면...그랬다면...달랐을까 수만가지 생각을 하다
이제와서 부모님탓 하면 뭐하나 그분들은 여전히 날 사랑하시고 단지 잘 모르셨을 뿐인걸...괜히 다커서 부모원망하는 내가 더 못나보이고
정말...ㅎㅎ 지금 제옆에서 곤히 자는 천사같은 내딸이 제발 저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키울거예요
하루수십번 사랑한다 사랑한다 말해주고 그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울면 왜우는지 물어봐주고 그칠때까지 기다려주고 다정하게 말해줄거예요 그랬구나 우리 딸이 그래서 속상했구나 힘들었구나...공감해줄거예요
남들은 형제가 있어야된다 둘째가져라 하지만 저는 제 형제로 인해 트라우마 생길 정도로 불행했기 때문에 외동아이로 키울거예요 어린시절의 내가 외동이기를 간절히 바랬던 것처럼...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