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뭐, 상관있다 치지요. 혈액형 성격에 정말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치자구요.
그런 전제하에 이런 상황은 어떤가요?

A : (다소곳하게)안녕하세요.
B : (수줍어하며)주진우에요, 수줍구요.
A : 누나 좋아하게 생기셨어요. 근데, 혈액형이 뭐에요?
B : 하, 참, 뭐라구요? 차암~ 건방지네?

이해가 안 가세요? 혈액형 묻는 것 뿐인데 B가 발끈해서?
나는 혈액형을 믿는 자들의 사고 프레임안에서 얘기를 하는 겁니다.
당신들이 혈액형을 믿는다면, 저렇게 묻는 것 자체가 사실 굉장히 불손한 행동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혈액형이 뭔지 묻는 건, 당신의 성격이 뭐냐고 묻는 거니까요.
당신은 처음 만나 사람에게 '당신의 성격은 어떻고, 어떤 결함이 있습니까?' 하며
아무렇지 않게 묻습니까? 안녕하세요, 같은 인사처럼? 
더욱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들으면 당신은,
아, B형이요? 그럼 성격이 개차반 같으시겠군요. 아, AB형이요? 그럼 또라이네요.
라며 낙인 찍으시잖아요. 그 사람은 아무것도 보여준 게 없는데.

나는 당신들의 믿음의 논리적 비약을 꼬집거나 당신들의 아둔함을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당신들이 아무렇지 않게 잘 모르는 사람에게 혈액형을 묻고 그렇게 믿는 것이
실상 얼마나 무례하고 건방졌으며, 폭력적인지를 말하고 싶습니다.

혈액형이 정말 성격과 딱딱 맞아 떨어진다구요? 아니면,
혈액형이 다 맞지는 않아도 일부 맞는 것 같다구요? 정말,
A형은 소심하다구요?
네, 그렇게 생각하세요. 나름의 증명되고 검증된 자료가 있겠죠, 어딘가에.
믿으세요. 그렇지만, 예의는 지킵시다.

근데, 교양 없는 건 어떤 혈액형의 특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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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포인트는 글쓴이가 쓸데없이 진지 먹었다는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