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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지만 북한인권에 대해
게시물ID : sisa_2239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명논객
추천 : 1
조회수 : 19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09/04 18:35:38


오늘 이것저것 친구들과 토론하다보니 북한 인권으로 주제가 옮겨졌는데, 여기에 대해서 간략히 느낀 점을 써보겠습니다.


1. 보수들은 어째서 북한 체제의 안정을 원했는가?


김정일이 죽었을 때, 보수들은 한결같이 '북한 체제의 안정'을 외쳤습니다.


김정일이 죽은 후 북한 상황은 불안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불안한 상황에서 북한 민중은 자신들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봉기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수 있었습니다. 북한 주민 스스로 자신들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적극적으로 지지해야 할 겁니다. 또한 그러한 움직임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러나 보수들은 김정일이 죽자 한결같이 '북한 체제의 안정'을 외쳤습니다. 북한의 인권이 중요하며, 독재 정부의 종식을 말하는 자들이 북한 체제가 붕괴될 위기에 처하자 '안정'을 외친다?


2. 그들의 '인권'은 진정성이 있는가?


그들에게 '북한 인권'이라는 것은 순수한 '인권' 차원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상 진보세력에 대한 매카시즘적 공격을 위한 수단적 성격이 강한 듯 합니다. 국내에 이른바 '친북좌파'가 존재하고, 그들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 침묵하는 한 이것은 약점으로 작용하며, 우파들은 언제나 이런 약점에 대해서 자신들이 '진정한 인권 수호자'를 자처하며 진보세력에 대해 비난을 퍼붓죠. 


그들이 외치는 '인권'에 진정성이 없다는 것은 단적으로 국내 인권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국내 청소년 인권행동 단체, 차별철폐단체, 성소수자권리모임 등등에 대해서도 비난을 퍼붓죠. 특히, 보수적 이데올로기를 신봉하는 기독교 세력이 '보수'를 자처하고 행동에 나서기 시작한 시점부터 레이디 가가의 공연 반대 시위 등 진보적 어젠다에 대한 이들의 비난은 한층 표면화되었습니다. 그들이 진정으로 '인권'에 대해 열정이 있다기보다는 단순히 '진보'에 대해 비난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북한인권'을 점유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주죠.


컨택터스 사태, 그리고 용산 참사 등의 본질은 폭력의 민영화, 더불어 강제 철거와 관련한 주거권의 침해와 일방통행이 문제가 된 것인데 여기에 대해 '폭력성' 운운하며 이들을 테러리스트로 취급하기도 했죠. 진정한 인권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그러한 사태들에서 발견되는 반인권적 행동들에 대해서도 가장 강하게 반발해야 하는 것이 보수세력입니다. 또한 진정한 인권문제로 제기될 수 있는, 시간강사들의 착취문제라던가, 삼성의 백혈병 문제,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 등에 대해서 그들은 침묵, 혹은 이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진보세력에 대해 '빨갱이' 딱지를 붙이고 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북한인권'이란, 단순히 진보세력에 대한 비난을 위한 이데올로기 선점에 불과한 것이죠.


이집트 혁명 때, 보수세력은 '주가가 떨어진다'라며 아우성을 쳤습니다. 이집트 민중의 행동은 분명히 자신들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민주투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대한 지지 이전에 '주가가 떨어진다'라고 말하고 있었지요. 그들이 말하는 '인권'이라는 잣대가 얼마나 편협하며 기회주의적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3. 그럼 좌파의 과제는?


국내 좌파도 분명한 한계점이 있습니다. 오래도록 '통일'이라는 어젠다를 설정해온 친북좌파들이 존재하지요. 한 때 그들이 북한에 대해 기대를 걸었던 적도 있습니다. 북한과의 관계를 우려해 그들의 인권적 상황에 대해서 친북좌파들이 침묵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런 점에서는 한계점이 있지요. 한계점이라기보다는 약점으로 작용하지요. 물론 점차적으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좌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확실한 비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강한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인권문제는 '타자'에 의한 '대리해결'은 대안이 아닙니다. 그것은 한국식 오리엔탈리즘에 다름 아닌 것이죠. 북한 인권, 나아가 북한 독재의 청산은 북한 주민 스스로 행동에 나설 때에 그 진정한 가치가 있는 법입니다. '한국은 먹고 살만하다! 그러니까 북한을 신경써라!'라는 보수의 주장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그어야 합니다. 북한 인권 못지 않게 국내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충분히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북한 주민에 대한 식량 지원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북한 인권을 걱정한다면서 식량 지원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모순된 것이죠. 북한 주민의 자유는 그들 스스로 쟁취해야 가치가 있는 것이지만, 적어도 그들의 굶주림에 대해서는 우리가 지원해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북한 주민이 자유를 어떻게 쟁취할 것인가, 좌파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며 무엇을 지지하고 연대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 담론은 더욱 많이 토론되어야겠죠. 분명한 것은 '우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해주겠다!'라는 식의 오리엔탈리즘적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북한 주민에 대한 오리엔탈리즘적인 환상이 퍼지면 퍼질수록 그들에 대한 차별 문제가 또다른 사회문제로 대두될테니까요. 이미 탈북자들의 인권문제가 표면상에 떠오르는 상황은 그러한 '한국식 오리엔탈리즘'이 보여주는 폐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슬슬 출근할 시간이네요. 얼마나 많은 덧글이 달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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