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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오던 날,
게시물ID : soju_224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수없다,
추천 : 1
조회수 : 422회
댓글수 : 39개
등록시간 : 2013/05/22 16:34:57

 

 

 

 

 

 

  밤에 벚꽃 분분히 날리는 공원에 앉아 혼자 술을 마시면 참 감미롭고

  왠지 모를 비미를 느끼게 됨,

  덕분에 봄에는 광년이가 곳곳에서 출몰하는 경우가 발생됨,

 

 

  난 눈 오는 게 참 좋음, 헤헷,

  숫눈길을 보면 완전 방가방가가 되어 한 마리 개로 빙의 돼 온 눈밭을 휩쓸고 다님, ㅋ

 

 

 

 

 

 

 

 

 

 

  첫눈 오던 날

 

 

 

  창문 옆구리로 눈 나리는 소리가 쌓였다

 

  싸락싸락, 눈들에 밤이 흩날렸지만

  당신의 술잔이 어디 쯤에서 쌓이는 눈에 기우는 지도 모른 채 할 수 있는 일이란 연결 되지 않는 통화 버튼을 꾹꾹 뭉치는 일 뿐이었다

 

  내가 집을 나오던 그 해도 이렇게 첫눈이 무장무장 내렸었다

  당신을 만나러 가기 위해 당신을 불렀으나 내 바람은 눈에 깔렸고, 당신은 눈 위로 나를 세웠다 부수는 쓸쓸한 풍경이 되어 있었을 것이다

 

   당신과 당신, 그리고 나의 발자욱을 숫눈길에 찍으며 걷고 싶었다

   발자욱 위에 다시 시간의 눈이 쌓이다 해도 지금은 각자의 길에 서로의 발자욱을 찍을 수 있는데

 

   나는 당신들과 너무 먼 곳에 있다. 아니, 어쩌면 그 보다 가까운 곳에

   당신들은 나와 너무 먼 곳에 있다. 아니, 어쩌면도 닿기 힘든 먼 곳에

 

   고무래에 싸락싸락 숫눈길이 잘려 나가고 있었다

   당신들이 올 수 없게 길이 지워 지고 있었고

   쓱쓱 지워지는 숫눈길 사이로 자꾸 눈물이 나리던

   아무도 나를 노크하지 않던 첫눈 오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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