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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수집-089] <전태일 평전>
게시물ID : readers_224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문장수집가
추천 : 6
조회수 : 40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11/03 10: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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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업자가 되어본 일이 있는 사람, 실업자인 아버지를 가져본 일이 있는 사람은 알리라. 그 지루하고 짜증나고 불안하고 초조한 생활. 
   그 생활에 으레껏 따르는 폭음과 주정, 자학과 좌절, 부부싸움과 부자간의 불화, 그 숨 막히는 절망. (17쪽)

2) 우리 사회에서 한 인간이 배우지 못한다는 사실이 뜻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끝없는 가난과 질병, 중노동과 멸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는 것을 뜻하는 것이며, 
   평생을 통하여 아무런 희망도 가질 수 없는 밑바닥 인생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39쪽)

3) 그는 지금껏 자신이 걸어왔던 고달픈 삶의 발자취를 돌이켜보았다. 
   어두웠던 어린 시절, 그늘과 그늘로 옮겨다니면서 때로는 부유한 사람들의 세계를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때로는 굴욕감과 패배감으로 자신을 죽이고 싶도록 증오하며, 때로는 분노하고 항의하며 자라온 지루한 세월. (202~203쪽)

4) 그 세월 동안 현실의 냉혹한 얼굴을 가장 가까이서 바라보면서 그의 가슴에 쌓여온 것은 깊이를 알 수 없는 분노와 슬픔이었다. 
   속에서 끓어오르는 말은 너무나도 많았건만 그러나 그 말을 누구에게 무엇이라고 이야기해줄 수 있을 것인가? 누가 들어준단 말인가? 
   외로운 나머지, 외로움에 너무나도 시달려 지친 나머지 그는 허탈하였다. (195쪽)

5) 그는 결코 잊어버리지 않았다. 그가 '그늘과 그늘로 옮겨다니면서' 자라왔다는 사실을. 
    그와 마찬가지로 숱한 이웃들이 아직도 그늘과 그늘 사이에서 절망의 나날을 짊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37쪽)

6) 가난한 자의 설움, 그것을 누가 알랴? (183쪽)

7) 나는 그토록 많은 시간을 그토록 허무하게 보냈습니다. (216쪽)

8) 왜 이렇게 의욕이 없는 일을 하고 있는지 나 자신도 모르겠다. (123쪽)

9) 다 같은 인간인데 어찌하여 빈한 자는 부한 자의 노예가 되어야 합니까. (211쪽)

10) 현실이 나를 보고 외면하고 냉소한다고 나도 현실과 같은 패가 되어 나를 조롱하는구나. (188쪽)

11) 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영영 배움의 길이 끊길 것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깨는 듯이 짓눌렀다. (42쪽)

12) 과거가 불우했다고 지금 과거를 원망한다면 불우했던 과거는 영원히 너의 영역의 사생아가 되는 것이 아니냐? (204쪽)

13) 내 마음속에 있는 생각도 정리 못하는 내가 어찌하여 대망을 바라고 사회 정화의 선구자가 되려고 한단 말이냐? (220쪽)

14) 죽음 그 자체를 증오하기에 앞서, 생 그 자체에 환멸을 느낀다. 생 그 자체에 환멸을 느낀다면 죽음 그 자체를 감사해라. (217쪽)

15) 자아의 좁은 환상에 집착하여 그 속에 밀폐되어 껍데기를 쌓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참으로 사랑하거나 소망할 수 없다. (283쪽)

16) 못 다 이룬 꿈, 해보고 싶은 일들, 숲과 산과 바다와 하늘과 별과 바람과, 삶이 가져다줄 수 있는 모든 아름다운 추억과 유혹과 미련들. (230쪽)

17) 그것은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자신을 또다시 영원한 밑바닥 인생으로 얽어매려 드는 저 무서운 현실의 힘, 현실의 굴레에 도전한 것이다. (43쪽)

18) 이 저주받은 현실 앞에 결코 무릎을 꿇어서는 안 된다. 포기해서는 안 된다. 나를 거부하는 '부한 환경'의 무게에 눌려 쓰러져서는 안 된다. (62쪽)


19) 우리 사회에서 '똑똑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을 뜻하는가? 남의 등을 밟고 올라서는 사람, 남의 피땀의 성과를 가로채는 사람, 남을 속이며 남한테는 절대로 속지 않는 사람, 자신의 이득을 위하여 남에게 손해를 끼치며 남으로부터는 절대로 손해를 보지 않는 사람, 그리하여 돈을 벌든지 권력을 잡든지 하여간에 '출세'를 해서 세상 사람들의 찬탄과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명예롭게'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이 이른바 잘난 사람, 똑똑한 사람들이다. 이런 '똑똑한 사람' 말고 또 한 부류의 '약은 사람', '현명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현실과 타협'할 줄 알고 '현실에 적응'할 줄 아는, 이른바 처세에 능한 사람들이다. 강자에게 절대로 저항하지 아니하고, 어떤 부당한 취급을 당하더라도 고분고분 고개 숙이고 받아들이며, 반대로 약자 앞에서는 허리를 뻣뻣이 펴고 헛기침을 한다는 것이 그들의 처세 철학 제1조이다. 그들의 사전에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나 강한 자에 대한 저항이라는 말이 없다. 기성세대는 이러한 비굴한 처세철학을 뼛속까지 익힌 '현명한 사람들'로 가득 메워져 있다. (153쪽)

20) 비인간으로 몰락한 민중이 그 몰락을 자신의 원죄로 돌리는 한, 그리하여 그것을 부끄러워하고 스스로를 경멸하고 자학하는 한, 현실을 개혁하려는 의지는 절대로 움틀 수 없다. 먼저 터무니없는 부끄러움에서 벗어나야 한다. 터무니없는 열등의식에서 벗어나서 자존심을 되찾아야 한다. 같은 처지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웃에게 침을 뱉기를 그만두고 자신을 학대하고 경멸해온 질곡의 현실을 향하여, 부유한 자 강한 자들의 세상을 향하여 되레 침을 뱉어야 한다. 이것이 모든 것의 출발이다. (200쪽)

21) 나는 과연 저들 모두를 상대하여 싸워 이길 수 있을 것인가? 
     저 악마와 같은 현실의 벽은 도대체 얼마나 두꺼우며 도대체 어디까지 뻗어 있는 것인가? (176쪽)

22) 정작 싸워야 할 대상은 억압하는 사회의 전체적인 구조와 힘이 아니었을까? (205쪽)

23)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건 참된 노동운동의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다. (290쪽)

24) 민주주의 혹은 정치적 자유라는 것도 민중의 생존권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노동운동이 필연적으로 정치운동의 성격을 띠는 것도 이 때문이다. (277~278쪽)

25) 자기의 심장으로 느끼고 스스로의 머리로 생각할 수 있었던 사람이야말로, 
     현실에서 가장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자신의 인간성을 가장 열렬하게 지킬 수 있다. (67쪽)

26) 오직 스스로 인간적인 체험에 의거하여 그 자신의 가슴으로 느끼고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자신의 눈으로 세계를 보는. (198쪽)

27) 한 인간이 현실을 철저하게 비판할 수 있을 때에 비로소 그 현실에 철저하게 저항하고 그것을 철저하게 변혁할 수 있게 된다. (238~239쪽)

28) 한 인간이 엄청난 고난과 시련에도 불구하고 높은 이상과 아름다운 꿈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더없이 소중한 일이 아닐 수 없다. (332쪽)

29) 새로운 전망이 보일 때 사람들은 현실을 보다 철저히 반성하고 비판할 수 있다. (145쪽)

30) 매우 곤란한 처지에 부딪쳐도, 실패가 두려워서 하던 일을 포기치 말라. (231쪽)

31) 인간의 존엄을 버리지 않고 인간다운 대접을 요구하며 싸우는 것이 바보인가? (157쪽)

32) 이대로 포기하고 지쳐 쓰러져버리기에는 그의 지나온 쓰라린 세월이 너무나도 억울했다. (62쪽)

33) 아무리 어렵더라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되네. 쉽다면 누군들 안 하겠나? 어려울 때 어려운 일 하는 것이 진짜 사람일세. (306쪽)

34) 삶의 문제는 결국 죽음의 문제이며, 죽음의 문제는 결국 삶의 문제이다. 비인간의 삶에 미련을 갖는 자는 결코 인간으로 살 수 없다. (241쪽)
출처 조영래 지음, <전태일 평전>, 아름다운전태일,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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