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오베 갔던 이 글의 글쓴이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글에선 최대한 방어적인 입장을 취하고자 했습니다.
iOS 유저와 안드로이드 유저 간의 콜로세움을 보고 싶지도 않았고, 키보드 워리어들의 분탕질을 보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모바일 SoC 매니아 입장에서 애플이 발표한 A7 프로세서와 싸이클론 아키텍처가 얼마나 흥분되는 것이었는지를 좀 보여드리고자 했지요.
그런데 막판에, 닉네임 언급조차 하기 싫은 어느 분 때문에 뚜껑이 열렸습니다.
지식을 주워듣는 건 나쁘지 않습니다. 처음엔 어줍잖은 지식이겠지만 호기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주워담다 보면 어느 새 뼈가 붙고 살이 붙어서 내공이 생기니까요.
하지만 주워들은 지식을 가지고 남을 비난하는 건 치졸하기 그지없네요. 제가 이 분만큼은 철저하게 반박해 드리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만, 그 전에 할 얘기가 있습니다.
남들이 커스텀 아키텍처로 하드웨어 잘 뽑아내면 외계인 잡아서 고문한 거고 애플이 하면 ARM이 설계를 잘하니 커스텀 아키텍처가 좋을 수밖에 없는 겁니까?
남들이 64비트 프로세싱에 새로운 ARMv8 명령어 셋 적용해서 고성능 프로세서 뽑아내면 괴물 하나 만들어낸 거고 애플이 하면 64비트 프로세싱에 새로운 명령어 셋까지 적용했으니 별로 대단한 것도 아닌 겁니까?
남들이 저클럭 듀얼코어로 고클럭 쿼드코어의 성능을 뽑아내면 미친 놈이 등장한 거고 애플이 하면 돈 아끼려고 코어 수 줄인 겁니까?
지랄옆차기 나셨습니다.
iOS 유저이기 이전에 모바일 SoC 매니아로써 화가 납니다. 잘한 건 잘했다고 해주는 게 맞는 겁니다.
더불어서 이제부터 문제의 댓글에 대해 반론을 좀 해드리겠습니다.
ARM이 잘 만든걸 포장을 잘 하니 애플이 대단합니다가 되어버리네요.
이미 ARM사 자체적으로도 A57은 A15의 성능두배! 드립을 치는데
그걸 그대로 갖다써도 성능이 두배가 나오겠지요.
근데 애플의 설계능력이 대단하다고 하려면 그보다 성능을 더 뽑아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다른 제조사들도 A7처럼 코어 두개 쳐내서 듀얼코어로 만들고 클럭 반토막 내버리면 그정도야 다 뽑을 겁니다.
삼성이나 스냅이나. 문제는 그걸 만들어봐야 안드로이드가 64빗 지원을 안 하니 아직 만들 이유가 없는거고.
게다가 모션 어쩌고 보조프로세서는 삼성도 노트2부터 넣어온 건데 애플이 M7 어쩌구 포장을 해주니 무척이나 대단한 기술이 되어버리네요.
애플 포장도 정도껏 합시다. Cyclone이 애플이 커스텀을 했건 어쨌건 간에 결국 나온 성능은 A57성능밖에 안 되는데
어디가 애플의 설계능력이 대단한 겁니까?
RE : ARM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Cortex-A57 아키텍처의 성능은 Cortex-A15 아키텍처에 비해 30% 성능 향상입니다. 일단 여기서부터 틀리셨구요. 다만 여러 가지로 말이 많고 실제로 출시될 때 어느 정도의 성능을 보일지 모르니 제가 본문에 직접적으로 Cortex-A57의 성능을 언급하지 않은 거죠.
더불어 다른 제조사들이 A7 프로세서처럼 코어 2개 쳐내서 듀얼코어로 만들고 클럭 토막내면 과연 그 정도 성능이 나와줄까 의문입니다. 그런 논리라면 당장 삼성에서 새로이 출시하는 엑시노스 5420부터가 모순이죠. 경쟁사의 AP에 비해 성능이 낮다는 단점을 보완하려고 엑시노스 5410에서 클럭 20% 올려서 출시하는 놈인데.
마지막으로 충고 한 마디 해드리죠.
big.LITTLE 프로세싱은 저전력 코어와 고성능 코어를 함께 사용하여 전력 소모량을 줄이는 프로세싱인데 이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까다로운 프로세싱입니다. 단순히 소규모 패치만으로 해결될 게 아니라 OS 전체를 갈아엎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엑시노스 5 옥타에 들어간 것은 반쪽짜리 big.LITTLE 프로세싱이지요.
그런데 ARM의 Cortex-A57 아키텍처는 타겟 공정이 20nm 공정이고, 여기에 big.LITTLE 프로세싱까지 적용해야 스마트폰에 써보기라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애플이 이번에 내놓은 싸이클론 아키텍처는 생산 공정이 28nm 공정이고 big.LITTLE 따위 쓰지 않아도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배터리 용량이 반쪽 밖에 안 되는 아이폰 위에서 쌩쌩 잘만 돌아갑니다.
같은 28nm 생산 공정에서 Cortex-A15 아키텍처 기반으로 만들어진 엑시노스 5250은 big.LITTLE 프로세싱의 부재로 인한 전력 소모량 문제 때문에 제대로 한 번 써보지도 못하고 넥서스 10에나 겨우 들어갔다가 사라졌는데도 말입니다.
무슨 의미인지 알겠습니까? 이게 설계 능력이란 겁니다. 결국 나온 성능이 Cortex-A57 아키텍처 수준 밖에 안 되는 게 아니라, 겨우 저 정도의 공정 단계와 전력 소모량으로 그 정도 성능을 내는 게 기이한 겁니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벤치마크 사이트인 아난드텍에서, 그것도 사이트의 창립자인 아난드가 직접 쓴 리뷰에서, 괜히 'beast' 라는 표현을 쓴 게 아닙니다.
하긴 뭐 ARM 창립자가 직접 나서서 칭찬한 스위프트 아키텍처를 그 따위가 무슨 설계 능력이고 자시고 할 게 있냐며 개무시하는 분이니 뭔들 무시를 못하실까요.
애플의 A시리즈, 삼성의 엑시노스, 퀄컴의 스냅드래곤 ap 죄다 ARM사에서 corext-A시리즈 아키텍쳐를 라이센스해서
그대로 생산하던지(엑시노스), 어느정도의 커스텀을 하던지(스냅드래곤), 혹은 애플처럼 라이센스를 하긴 하는데 꽤 밑바닥부터 설계하는(A6, A7)겁니다.
그 본질은 ARM의 corext 설계로 이어지는데,
지금까지 나온 엑시노스 5410 5420, 스냅드래곤 600 800등은 쿼드네 빅리틀옥타네 해도 cortex-A15라는 세대의 설계이고,
이번에 A7의 설계는 cortex-A57이라는 다음 세대의 설계를 갖다 쓴 거라니까요.
근데, ARM사에서 말하는 cortex-A15세대와 다음 세대 corext-A57 세대의 성능 차이가 이미 2배정도라고 한다는 겁니다.
그냥 ARM이 만든 그대로 가져와서 생산만 해도 성능 두배가 나오는데,
애플이 설계를 뭐 어떻게 했던 간에 결과는 성능이 2배인 것이니, 대체 어디서 애플의 설계 능력이 대단한 것인지 ?
뽕이야님, 아는척 하려면 좀 제대로 알고 말합시다.
RE :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죠.
제가 덧글에 올려놨다시피 Cortex-A15 아키텍처와 애플의 스위프트 아키텍처는 연산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아키텍처 변경을 무슨 회로 몇 개 바꾸는 정도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 가슴이 먹먹하고 손발이 저려옵니다.
애플이 이용하는 것은 더군다나 ARM의 설계 라이센스이지 코어 라이센스가 아닙니다. 코어 라이센스는 설계도를 직접 공급 받는 것이고 설계 라이센스는 명령어 셋을 제공 받아 이를 기반으로 자체적인 설계를 가능케 하는 것이죠. 즉 애초에 설계도가 없으니 싸이클론 아키텍처가 Cortex-A57 아키텍처의 설계를 바탕으로 커스텀을 가한 아키텍처라는 건 말이 안 됩니다. 기반이 되는 명령어 셋만을 공유할 뿐 아예 처음부터 새로 설계했다고 봐야죠.
더불어서 퀄컴도 같은 라이센스를 제공 받았기 때문에 Krait 시리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뽕이야님, 마지막으로 아키텍처가 발전하면 당연히 동클럭 비교시 효율이 상승합니다.
클럭은 cpu(혹은 ap)가 동작하는 속도일 뿐이지, 다른 제조사라던지(인텔-AMD), 다른 세대간(린필드-샌디브릿지, cortex-A15 - cortex-A57)의 비교시에는 단순히 클럭 비교는 무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ipc(클럭당 효율)등을 보는 것이고요.
쉽게 말해서 펜티엄4 프레스캇 시절 3ghz 클럭하고 지금 아이비브릿지 하스웰 3ghz하고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난다는 겁니다.
여기 애플 A7에도 그대로 대입해서,
현행 스냅드래곤 800 엑시노스5420 안드로이드 최신 ap들이 채택하고 있는 아키텍처는 ARM의 cortex-A15인데,
이번 애플 A7이 채택한 아키텍처는 cortex-A57로 다음 세대의 것이니 당연히 클럭당 효율이 더 뛰어나다는 겁니다만,
그 뛰어난 건 애플이 잘한 게 아니라 ARM이 잘 설계한 것이라는 거고요.
그럼 다른 삼성이나 퀄컴은 뭘 하고 있느냐?
애플 하는 식으로 코어 쳐내서 듀얼코어로 만들고 클럭 반토막으로 내면 만들수 있다는 겁니다.
RE : 이미 위에서 다 반박했네요.
솔직히 말해서 이해하실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말씀 드리느라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뭐 더 주워들은 지식 있으면 덤비세요.
네이버에서 5분만 검색 끄적거리면 나올 그런 얕은 지식과 몇 년 동안 각종 루머들에 전공 서적 뒤져가면서 모아온 지식이 같을 거라고 생각하신다면 그리 하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