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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스타크래프트 팬들이 바라는 그 날
게시물ID :
starcraft_22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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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kido
추천 :
20
조회수 :
1327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09/02/23 19: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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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은 이미 16강부터 시작된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미 퇴물이나 마찬가지라는 평을 듣고 있던 SK의 임요환과 공군의 홍진호가 개인리그에 입성했다는 사실로도 충분히 팬들은 열광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각각 이제동과 이영호를 꺽고 16강을 넘어 8강의 고지를 점령했을때는 거의 모든 스타리그와 관련된 싸이트는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그 두 명의 선수는 결국 결승전의 자리에 서고 말았다. 그리고 서로 2경기씩 주고 받았던 그들의 경기는 마지막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홍진호 선수----아---저, 저 임요환 선수의 바이오닉에게 달려들어야죠!!!" "으아아아아아 저글링- 저글링- 그렇죠 달라 붙어야죠오---" "잡혔어요 잡혔어요 임요환 선수 진출한 병력 모두다 잡혔습니다아아-!!!!" 임요환의 병력이 모두 궤멸당하고 홍진호의 저글링과 럴커가 앞마당 커맨드 센터를 향해서 달려들었다. 방금 생산된 머린 몇마리가 달려나왔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순식간에 커맨드가 들어올려졌고, 언덕을 타고 홍진호의 병력이 폭풍처럼 몰아쳤다. 사실상 승패는 갈렸다. 카메라가 임요환의 부스를 잡았다. 그의 화면에는 GG라고 쳐져 있었다. 하지만 임요환은 엔터를 치지 않고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메인 화면에 비추어지자 대회장은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수많은 임요환의 팬들도, 홍진호의 팬들도 그저 지켜볼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그 순간이 온것인가. 배럭과 엔지니어링베이, 그리고 커맨드 센터 정도뿐 공중에 떠있었다. 이외의 모든 테란종족의 건물, 유닛은 저글링과 럴커의 공격앞에 불타오르고 찢어발겨졌다. 그리고 잠시후 짧은 전자음과 함께 화면에 메세지가 떠올랐다. -삐빅 그렇게, 그렇게나 오랫동안 기다려온 메세지였다. SKT1_Boxer : GG ACE_Yellow : GG 전자음과 함께 대회장을 터질듯이 메운것은 중계진의 찢어질듯한 비명과 같은 목소리였다. 이미 목은 쉰지 오래였다. 이스포츠의 축복이라 불리던 전용준도, 황제와 폭풍저그의 명칭을 만들었던 엄재경도, 언제나 캐리어를 외쳤던 김태형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있었다. "홍진호 선수-----온게임넷 스타리그----우스으으응---!!!!" "드디어- 홍진호 선수가 SKT1팀의 임요환 선수를 제압하고- 여기까지 오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공군의 홍진호 선수가 스타리그 우승, 스타리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임요환은 앉아서 조용히 헤드폰과 키보드를 정리하고 있다. 하지만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다. 홍진호는 자신이 우승을 한게 믿기지 않는듯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타임머신 밖에서는 관객들이 홍진호를 연호하는 소리가 대회장을 울리고 있었다. 자신의 물품을 다 정리한 임요환은 타임머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홍진호는 여전히 자리에 앉아서 나올줄을 몰랐고 밖에서는 엄전김이 흥분을 감추지않고 외치고 있었다. "홍진호 선수, 무관의 제왕이라는 설움을 드디어 극복해냈습니다. 괜히 폭풍저그가 아니거든요-" "드디어, 그렇게 이스포츠 팬들 여러분들도 염원하던 홍진호 선수 우승이 이루어졌습니다-" 잠시후 겨우 정신을 추스른 홍진호가 일어나서 타임머신 밖으로 나오자 홍진호를 연호하는 외침은 더더욱 커져갔다. "홍진호-홍진호-홍진호-" 그 모습을 보던 홍진호는 고개를 뒤로 돌려 눈물을 닦고, 그 모습을 보던 팬들도 난리가 난다. 여기저기서 울음을 터트리는 여성팬들의 모습이 보이고 남성 팬들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사람들이 보인다. 나이, 성별을 막론하고 여기까지 기다리기 참 힘들었으리라. 전용준이 홍진호에게 마이크를 건네주자 목이 막혀서 말을 하지 못한다. "아. 음. 그러니까..." 마이크를 받고 이야기를 하려고 하자 또 울컥 눈물이 나온다. 팬들의 울지마-라는 외침이 들려온다. "예. 그러니까...여기까지...어...음.." 홍진호는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럴만도 했다. 코카콜라, 올림푸스 등등...그 수많은 한. 이겼더라면..한 경기만 더 이겼더라면..그 수많은 조롱에서 벗어날수 있었을텐데. 그렇게 하루 하루 설움을 되씹어왔던 수많은 나날들이 다시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홍진호 선수가 감격해서 말씀하시기가 힘드신가 봅니다!" 전용준이 홍진호의 옆으로 다가와서 어깨를 두들겨 주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김태형도, 엄재경도 눈이 붉어졌다. 진호의 괴로웠던 과거를 누구보다 잘 아는 그들이었다. 매번 결승전 마지막 순간에 자신들이 불렀던 이름에는 홍진호라는 이름이 없었다. 모두 다 진호의 상대방의 이름이었기에, 그 누구보다도 이 감격의 순간을 잘 알고 있었다. 홍진호가 감정을 추스른듯, 다시 바로 섰다. 그리고 한걸음, 한걸음. 무대 단상 앞으로 걸어나갔다. 빛나는 스포트 라이트가 눈에 부셨다. 그 강렬한 불빛에 그의 한이 풀리는듯 했다. 그리고 앞으로 걸어다건 그의 걸음이 차츰 가벼워졌다. 자연스럽게,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는 춤을 추기 시작했다. 마치, 무당이 천년 묵은 원혼의 한을 푸는 굿의 모습처럼, 그는 하늘거리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DC 스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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