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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224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너굴너굴
추천 : 4
조회수 : 55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7/01/26 01:44:23
며칠 전 지갑을 잃어버렸다 다시 찾았습니다.
돈이나 귀중품은 거의 들어있지 않았지만
민증이며 학생증, 도서관 회원증, 그동안 마일리지 쌓인 카드 등등이 들어있는 지갑이고
친구가 선물해준 제게는 매우 소중한 지갑이었습니다.
편의점에 들러 뭘 샀는데 동전이 좀 남길래
라이터나 뽑아 볼까 하고 인형뽑기 기계 앞에 섰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동전 한 두어 개 꺼낸다고 지갑을 기계 위에 올려놓고는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역시 뽑기같은걸 하는게 아니었어-_-' 라는 생각을 하면서
지갑을 기계위에 놓아두었단 사실조차 잊고 그대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물론 지갑을 그곳에 두었단 사실은 집에 가서야 깨달았지요.
1시간 정도 지난 후였습니다.
부리나케 편의점 앞으로 달려갔지만 지갑이 있을 리 만무하지요.
망연자실해 돌아온 저는 당장 네이버에 들어가서 '지갑 분실' 이란 제목으로 검색을 했습니다.
지식인 답변에 긍정적인 대답은 하나도 없더군요.
'찾을 생각 하지 마라.'
'경찰에 신고부터 해라. 하지만 기대는 하지 마라.'
'민증 분실 신고 해두어야 한다.'
등등...어떤 분은 지갑 잃어버리고 주변 쓰레기통부터 뒤졌다더군요...-_-;;;
망연자실했습니다.
며칠 전 이모가 주신 문화상품권도(전공 서적을 잃어버려서 사는데 보태려고 하던 것이었습니다.)
친구가 준 호텔 사우나 이용권도-_-;;
생각해보니 만원짜리도 들어있었습니다.
교통카드도 막 충전했는데.....ㅜㅠ
무엇보다 주민등록증과 학생증.
가뜩이나 (이상하게도)미성년자라고 오해받는 요즘-_-
민증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게 생겼습니다.
필사적으로 집을 뒤진 끝에 다행히 고등학교 학생증(주민등록번호가 적혀 있습니다.)을 찾아내어
그걸로 한 2~3일간 신분증을 대신했습니다.
그러다 그저께,
아버지가 출근하신 틈을 타서 몰래 달콤한 늦잠을 자던 중에(참고로 저는 몇시에 자든간에 아버지가 출근하시는 시간에 강제기상당합니다...;;)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아버지가 돌아오셨다고 생각한 저는 깜짝 놀라 후닥닥 튀어나갔습니다.
"아버지 왜 벌써 오셨.. 어?"
문앞에는 아버지가 아니라 아주머니 한 분이 서 계셨습니다.
"택배에요~"
'택배? 웬 택배지-_-? 게다가 저 애매한 크기는 또 뭐고;;'
게다가 착불이었습니다.
'돈도 없는데 어떤 망할 인간이 착불로 택배를 보내고 XXXX!!!!'
일단 계산을 하고 받아보니 발신인이 'XX구 00동 파출소장'으로 되어있었습니다.
그리고 안에 들어있던 것은 제 지갑.
너무 기뻤지요...
내용물도 그대로 들어있고...
봉투 뒷면을 보니 다음 글이 적혀있었습니다.
'이 물품은 우편물 수집 과정에서 우체동 속에서 발견된 것이오니 배송료를 납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즉, 어떤 분이 지갑을 주워다 우체통에 넣어주신 모양입니다.
솔직히 찾을 기대는 안 하고 있던 터라 더 기뻤습니다.
비록 인터넷상에서나마 제 지갑을 주우신 분과 보내주신 우체국, 경찰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아직 좋은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 더 많은 것 같아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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