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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글 보고 나도 이혼 위기 경험담
게시물ID : gomin_2248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뛰어넘자
추천 : 13
조회수 : 187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1/10/25 17:54:06
편의상 음슴체를 쓰겠음.

지금 아내랑 결혼한지 2년 되었음. 둘다 건강하고 문제 없어 보였는데 연애기간 + 결혼 1년까지 도합 3년간 피임없이 섹스를 했지만 아기가 생기질 않았음. 결국 작년말 결혼 1주년 되었을때 둘이 손잡고 불임전문 산부인과를 내원함.

나는 정자 검사하고 아내는 이것저것 복잡한 검사 다 하고...결과는 둘다 이상없음 이었음. 내 올챙이들은 완전 건강하고 다만 아내에게 다낭성 난포 증후군인가 해서 난포가 주렁주렁 생기는 증상이 있었지만 이건 불임과는 별 상관이 없는거라고 해서 난포 터지는 주사도 맞고 병원에서 적어준 날짜마다 한번도 안빼먹고 섹스했음. 그렇게 3개월을 했는데도 아가는 안생기고...우리 둘다 서서히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면서 아내는 내 흡연을 탓하고 나는 아내의 음주를 탓하면서 싸우는 일이 잦아졌음. 병원을 몇번 다시 찾아가도 딱히 이렇다할 처방도 없고, 1년 더 기다려봐서 안되면 시험관 하자는데 솔까 문제가 뭔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시험관 들이대면 돈도 깨지고 둘다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것 같았음. 

그러던차에 네이버에서 항정자 항체반응 검사라는걸 알게 됨. 쉽게 설명하면 여자의 몸은 정자가 들어오면 이걸 적으로 판단하고 막 싸워 없애면서 항체를 만드는데 여자가 과거에 한 남자랑 오랫동안 관계를 맺었거나 많은 남자와 관계를 맺으면 항체 수치가 높아지면서 불임의 원인이 될수 있다는 것임. 그래서 그 담 병원에 갔을때 담당 여자 의사한테 이걸 물어봤음. 그랬더니 그런 검사가 있기는 한테 신뢰도가 떨어진다나...하면서 슬쩍 대답을 회피하려고 함. 집에 돌아와서 구글링을 해보니 보통 산부인과 특히 여자가 담당 의사인 경우는 이 검사를 잘 안해준다고 함. 왜? 이거 하면 과거 여자가 몇명의 남자랑 섹스를 했는지 한남자랑 얼마나 오래 섹스를 했는지도 항체 수치로 다 알수 있기 때문임. 한마디로 가정 파탄 검사가 될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

그래서 비뇨기과를 가보기로 함. 아내에게 어떤 검사를 하는건지 알려주기는 했지만 니 과거 이런것도 나온다는 얘기는 안하고 남자에 관련된 불임 검사라고만 얘기하고 데려감. 아내는 피뽑고 나는 정자뽑고...남자 의사에게 앤티 스펌 검사 하고싶다고 했더니 알았다고 2주 정도 기다리라고 함.

2주후에 전화가 옴. 비뇨기과임. 남편분만 오시라고 하길래 회사 조퇴하고 병원 감. 친절한 남자 의사가 검사 결과를 알려주는데...

씨발. 지금은 그냥 이렇게 살지만 그때는 정말 어처구니 상실 했었음. 연애할때 아내랑 과거 여자친구 남자친구 얘기 하면서 서로 이걸로 나중에 상처받지 말자고 솔직하게 다 얘기한 적이 있음. 그때 아내는 지금까지 남자 네명 만났고 섹스는 그중 두명하고만 그것도 한명은 딱 한번 했다고 했었음. 나 철썩같이 믿음. 근데 의사샘 하는 말, 항체종 갯수가 14개라는 것임. 뭔말이에요? 했더니 각각 다른 정자에 대해 생성된 항체의 종류가 14가지라고 함. 질내사정, 구강내 사정, 항문 사정등 어쨌거나 저쨌거나 아내 몸속으로 들어온 정자의 종류, 남자의 수가 14명이라는 뜻임. 나 완전 빡돌았음. 근데 거기서 끝이 아님. 항체들 중에 존나 쎈게 하나 있어서 뭐더라...무슨 구슬 검사? 정자에 구슬 붙이는 검사가 있는데 그걸 하니까 그 존나 쎈 항체가 정자를 완전히 죽여버리더라는 거임. 이렇게 존나 쎈 항체는 보통 한사람과 아주 오랫동안, 체내 사정이 동반된 성관계를 맺을때나 생기는거라고 함. 불임의 원인이 이 항체에 있을 확률도 높다고 함.

병원 걸어 나오는데 정말 눈물이 뚝뚝 흘러 나왔음. 내가 씨발 지금까지 아내 말만 믿고 참 병신처럼 살았구나. 혹시라도 내 올챙이들한테 존나 문제가 있어서, 아니면 담배 피워서 그러나 하고 아내가 구박하고 화낼때마다 풀죽어서 몰래 나가서 담배피고 운동한다고 피곤해도 밤마다 나가서 뜀뛰기 하고 쌩쑈했던 내 자신이 이렇게 비참할수가 없었음. 집에 들어가서 아내 얼굴을 보는데 솔직히 정말 따귀라도 올려 붙이고 싶었음. 씨발 최소한 남친하고 섹스할때 사정은 못하게 했어야지. 차마 말은 못하고 두고보자고 참고 있다가 그 주 주말에 같이 산부인과 감.

그 담당 여의사가 이제 자궁 내시경 검사로 불임 여부 한번 체크해보자고 드립 치길래 비뇨기과에서 받아온 소견서 꺼내놓음. 나 앤티 스펌 검사했다. 아내한텐 제대로 말 안했으니 지금 이거 보고 이 자리에서 아내한테 설명해달라. 그랬더니 여의사 당황함. 아내는 이게 무슨 소리냐고 자꾸 나한테 물어봄. 여의사가 소견서 찬찬히 보더니 한숨 푹 쉬면서 아내한테 다 설명함. 항체 때문에 불임일 확률이 높아 보인다. 근데 이 항체가 아내분 남자관계 때문에 생긴 것들이다. 내가 옆에서 한마디 덧붙임. 14개죠? 여의사 또 한숨 쉼. 그리고 아내한테 다 말해줌.

아내 완전히 당황하고 어쩔줄을 모르다가 급기야 화를 내면서 벌떡 일어나 나감. 나도 따라 나감. 그리고 병원 로비에서 둘이 존나 싸움. 뭐...싸움 내용이야 뻔하니 설명은 생략하겠음. 집에 와서 작은방에 혼자 누워서 이생각 저생각 하다가 아내는 뭐하나 보러 나왔더니 짐싸고 있음. 뭐하냐고 물었더니 이혼하자 함. 내가 자기를 창녀처럼 만들었다 함. 그래서 더러운 자기랑 살지말고 순결한 여자 만나서 애 듬뿍 낳고 행복하게 살라 함. 내가 거기서 아니야 여보 사랑해 이럴 바다처럼 넓은 가슴을 지닌 남자였다면 애초에 이런일을 벌이질 않았겠지. 난 그냥 알았다고 하고 짐싸는데 방해되니 나가있겠다고 하고 나옴. 아파트 놀이터에 앉아 담배만 존나 피워대며 꺽꺽대고 울다가, 한시간쯤 지나서 집에 다시 들어감. 아내 아직 있음. 그냥 말없이 뒤에서 안아줌. 아내가 대성통곡을 함. 나도 또 꺽꺽대고 움.

담날되서 서로 진정 좀 하고, 과거는 이제 더 나올것도 없으니 묻지 않겠다. 다만 이제 서로 거짓말만은 제발 하지 말자고 부탁함. 아내가 미안하다고 사과함. 그후 지금까지 표면적으로 문제없이 지내고 있음.

근데 사실 이제부터 어떻게해야 할지 모르겠음. 일단 정상적인 방법으로 아이는 가질수 없음. 시험관 해야 함. 근데 솔직히 아직까지도 원망스러운건 사실임. 그리고 아내가 그동안 친구라고 연락해오던 남자들이 존나 의심가기 시작하고 있음. 14명... 20살부터 줄기차게 연애만 해왔다고 해도 반년에 한명씩인 셈인데 솔까말 내 기준에서 이런 사람은 그냥 걸레임. 근데 내 아내가 이런 사람임. 이 기분 이해 됨? 매일매일 답답한 마음에 일도 손에 안잡히고 정신이 멍함.

큰 위기는 지나갔지만 아마 당분간 이 지옥에서 빠져 나오기는 힘들듯 함. 이 글 보는 남자들, 결혼을 앞둔, 또는 이미 결혼을 했더라도, 불임 검사할때 산부인과만 가지말고 비뇨기과 꼭 가서 항정자 검사 꼭 해보길 바람. 괜히 니네들 술 담배 핑계로 책잡혀 살지말고 속시원히 원인을 밝혀보는게 좋음. 혹 그 결과가 나처럼 존나 충격적이더라도 니 잘못 아니니 아무 걱정말고 순리대로 따르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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