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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된다는 것... ^^
게시물ID : lovestory_224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안졸려나졸려
추천 : 15
조회수 : 84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7/01/31 17:23:42
지난해 11월 많은 걱정과 희망을 안고 제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예정일보다 무려 2개월이나 빨리...

태어날때의 몸무게가 1.4kg

아기를 낳아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보통 정상아의 몸무게가 3kg정도 되니 정상아의 절반도 안되는 몸무게로 태어난 것이죠.

인큐베이터에 들어가 있는 아이를 처음 봤을때의 기분은 뭐라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만, 그 조그만 몸에 링겔을 꽂아서 영양을 공급하고, 검사장비를 여기저기 달고, 젖병을 빨 힘조차 없어서 얇은 관을 입에서 위까지 삽입해서 조금씩 모유를 먹이는 모습이란...

가슴이 찢어진다는 말이 뭔지 30년을 넘게 살고서야 비로소 이해가 되더군요. 아내한테 내색도 못하고 혼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이럴때 피눈물을 흘린다고 하던데 저는 피는 안나오더군요. ^^

11월 14일부터 12월 19일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기 면회를 다니며, 하루하루 달라져가는 모습에 감동도 받고, 몸무게가 늘었다는 소식에 기뻐하고, 안좋아질 수도 있다는 말에 긴장도 하고, 회사일도 내팽개치고 정신없이 보냈던 한달이었습니다.

퇴원후에도 앞은 잘 보이는지, 말은 잘 들리는지 뇌에 이상은 없는지 검사받느라 병원을 방문한 횟수만도 10여회. 늘 검사전에는 불안함. 검사후 정상이라는 말을 듣고난 후에는 안도감. 다행히 모든 부분이 다 정상이랍니다.

벌써 울 아기가 태어난지 80일이 됐군요.

지금은 몸무게도 4kg으로 늘었고, 팔뚝이나 허벅지에 살도 많이 붙었답니다. 얼굴살은 말할것도 없죠. ^^ 요즘은 이녀석 살찌는거 보는 재미에 푹 빠져서 살고 있지요.

내리사랑이라는게 뭔지도 조금씩 배워가고 있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녀석이 밥 잘먹고 똥 잘싸면 왜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뭐든 해주고 싶고, 뭘해도 귀엽고, 예쁘고...

모든 부모의 마음이 지금 저의 마음과 같을 것이기에 세상 모든 부모님을 존경하는 마음도 들고, 우리 부모님도 나를 이렇게 키웠을 것이라 생각하니 새삼 그분들의 사랑이 크게만 느껴지는군요.

요즘은 퇴근해서 집에가면 이녀석이 가끔 절보고 웃어줍니다. 이 기분은 정말 아기를 키워본 분들만 알 수 있겠지요. 회사에서 받았던 하루의 스트레스가 싹 사라지는건 당연하고, 건강하게 잘 커주는게 얼마나 고마운지...

아빠가 된다는게 어깨가 무거워지고, 책임이 막중해지기는 하지만, 이런 생활속의 기쁨이 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기를 낳고 키우는 것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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