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정, 인태희, 경희, 김영주, 영신, 가희...
자살한 이은주(25)는 영화속에서 유난히 죽는 역할이 많았다.
22일 낮 경기도 분당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이은주는 유난히도 죽는 역할이 많아, 그의 사망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그녀는 영화 `오!수정', `번지점프를 하다', `연애소설' `하늘정원', `태극기 휘날리며',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 작품이 된 `주홍글씨' 등에서 암울함과 슬픔을 간직한 체 죽음에 이르는 역할로 나왔다
흑백과 칼라화면으로 포장된 영화 '오! 수정'(홍상수 감독, 2000)의 양수정역을 맡은 이은주는 두 남자(정보석과 문성근)를 사이에서 갈등하는 순수한 아픔과 슬픔을 연기했다.
'번지점프를 하다'(김대승 감독, 2000)에서는 자신을 사랑하는 이병헌(인우)에게 새침하게 대하지만 나중에는 사랑하게 되는 인물인 인태희역을 맡았다. 결국 영화의 엔딩부분에서 이병헌을 만나러 기차역으로 가다 교통사고로 죽는다. 특히 '번지점프를 하다'에서는 극중 교통사고를 당한 날짜가 2월 22일로 그녀가 실제 사망한 날짜와 같아 운명론까지 느끼게하며 슬픔을 더해주고 있다.
또한 차태현(지환), 손예진(수인)과 함께 출연한 '연애소설'(이 한 감독, 2002)에서는 차태현을 두고 가슴 애절한 사랑을 나누다 지병이 악화돼 죽는 설정이다.
안재욱(최오성)과 함께 출연한 '하늘정원'(이동현 감독, 2003)에서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김영주역으로 나와 불치병에 걸려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먼저 세상을 뜨는 시한부 인생을 연기했다.
장동건(진태), 원 빈(진석)이 주연한 '태극기 휘날리며'(강제규 감독, 2003)에서도 이은주는 비운의 최후를 맞고 만다. 전쟁으로 연인 장동건과 생이별을 하게 되고, 나중에 만난 자리에서 좌익 부역사범으로 몰려 방첩대 청년 단장이 쏜 총알에 무심히 쓰러지고 만다.
이은주의 마지막 작품이었던 '주홍글씨'(변 혁 감독, 2004)에서는 강력계 형사인 한석규(기훈)와 그의 아내로 나온 엄지원(수현) 사이에서 비극적인 사랑을 나누다 절망과 고통을 느낀 후 자동차 트렁크에서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체 죽음을 맞이하는 역할로 나왔다.
(故 이은주가 비운의 아픔을 맞이했었던 영화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오! 수정' '번지점프를 하다' '하늘정원' '주홍글씨'. 사진=씨네서울 제공]
(남안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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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석할 따름입니다. ㅠ.ㅠ 방금전 주홍글씨 트렁크씬을 봤는데 괜히 봤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