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우리집 상황을 설명하자면 지난 주말 막내 여동생이 100일 지난 아이를 데리고 우리집으로 피난을 왔습니다. 매제가 확진자가 나온 병원에 근무를 해서 생이별을 하게 된거죠. 남들보기에 유난일지 몰라도 아이를 위해서 최선이라 생각하고 자발적격리에 들어갔습니다. 이때만 해도 "이성적으로 그게 최선이지 하지만 별일있겠어"정도의 마음이었습니다. 주말을 보내고 평택소재 중학교에 근무하는 아내가 출근을 해 보니 모친이 2차격리중이었던 반 학생이 뒤늦게 발견된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격리에 들어간지 1주일가량 되었지만 모친이 대상이라 그런지 학생은 계속 학교에 등교를 하였고 학교에 통보도 되지 않은 상태였던듯 합니다. 학생의 모친이 발병한 상황은 아니지만 격리상태에서 학생이 등교를 계속 했던 상황이 과연 정상인가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학생은 당연히 귀가조치에 들어갔고 등교정지 처분을 하였다고 합니다. 다만 학생의 모친이 작은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는 괜찮다고 하는데 중학교에서는 너무 과한 조치가 아니냐 하신다 하더군요. 화가 좀 났지만 일면 이해도 되는게 정부에서 자녀를 격리대상으로 지정한것이 아니기 때문에 혼란이 있을수도 있다 생각했습니다.
결국 우리가족은 자발적 생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3살난 딸이 있거든요. 큰 동생 집으로 작은 동생과 100일난 아이, 우리아이가 가서 당분간 지내기로 하고 방금 실행에 옮겼습니다. 나중에 후회하는것 보다 빠르게 대처하는게 좋겠지요. 다만 "아빠 짐은 왜이렇게 많이싸. 조금만 싸" 하던 아이 얼굴이 떠나갖 않네요.
솔직히 아이만 없다면, 아이들만 아니라면 나야 조심하면 되고 걸려도 설마 죽기야 하겠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족의 일로 다가오니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아내는 학교 선생이라 휴교령을 내리지 않는 이상 출근을 해야 합니다. 지금이라도 평택 등 확진자가 대량발생한 지역에는 휴교령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격리대상이 680여명에 이른다고 발표했지만 우리집 사례에서 보듯 그 가족은 포함되지 않는 등 어설프게 관리되고 각급 학교와 직장에 통보도 늦게 되고 있는듯 합니다. 정부가 발표한 2차격리대상에 가족은 포함되어 있는지,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가족의 행동요령은 무었인지, 각급 학교와 공공이용시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더 늦기 전에 대책을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되었든 우리가족은 독하게 자발적 격리에 들어 갔지만요.
이 정부에 너무 많은걸 바라는 걸까요? 국민들이 알아서 자체격리에 들어가고, 알아서 위기 극복하고, 어느정도 사태 진정후에 공주님이 위기관리시스템 운운하시며 하늘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했다는 말씀을 하실까봐, 자발적 이산을 선택한 애아빠는 벌써부터 배알이 꼴려옵니다.